애써 마음을 잡고 다시 시작하려는 지진희와 김현주, 축하는 못해줄 망정 훼방은 놓지맙시다. 부부에서 원수로, 원수에서 애인으로, 그리고 다시 부부의 연을 맺으려는 두 사람의 앞에 장애물이 여전히 많다.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의 이야기.
남편의 외도와 아내의 기억상실, 그리고 다시 남편 최진언(지진희 분)을 운명처럼 사랑하는 도해강(김현주 분)의 이야기가 숨가쁘게 흘러왔다. 그 동안 배우 김현주는 1인 2역을 넘어, 1인 3역, 그리고 1인 4역을 방불케하는 확장판을 보여주며 연기력을 새삼 확인케 했으며, 진언은 '눈빛 만으로 임신을 시킨다'는 표현만큼이나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멜로극의 강자로 우뚝 섰다. 이제는 50회 종영까지 단 4회만을 남겨놓은 상황.
최만호(독고영재)의 죽음 등 적잖은 희생을 감내해야했지만, 첩첩산중을 돌아 복수도 성공적으로 이뤘고, 기억과 사랑도 다시 찾은 두 사람이 이제 재결합만 남겨놓은 순간이다. "애인하자"던 진언도 진심을 다해 설득하는 전처이자 현재의 애인 해강의 말에 마음이 결국 움직여 반지까지 사며 프러포즈를 준비하고 있었던 그때, 돌연 최진리(백지원)의 생떼 같은 반격이 시작됐다.
지난 14일 방송된 '애인있어요'(극본 배유미, 연출 최문석) 46회에서는 진리의 휴대폰 속 메시지를 통해 '자살을 위조했던' 민태석(공형진)이 살아있음을 눈치챈 해강의 모습이 그려졌다. 해강은 머리를 써서, 그의 목소리까지 녹취에 성공했으나 그의 생존 여부를 경찰에 알리지 않았다. 해당 사실로 진언이 본의 아니게 또 다시 아파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역습에 맞닦뜨렸다. 진리가 '떡값 리스트'를 들고 검사를 찾아가 협박, 집행 유예로 끝날 수 있었던 해강에게 위증교사, 무고죄까지 한꺼번에 덮어씌우며 징역 2년 6월을 구형하게 한 것. 최만호 회장의 추가 진술서까지 등장해 해강을 당혹케 만들었다. 이같은 진술서가 행여 마음을 다잡은 진언의 마음을 다치게 할까봐 항소도 마다한다는 해강이었다.
앞으로 살 집의 벽 페인트를 함께 칠하며, 기습 입맞춤은 물론 포옹과 이마 키스까지 하며 미래를 약속한 진언과 해강에게 불어닥친 재앙이었다. "스무살 때는 당신 사랑만 보고 당신을 선택했지만, 지금은 당신의 아픔, 삶 전부를 보고 선택했다"는 말로 해강은 치매에 걸린 진언의 어머니까지 함께 모시고 살자고 했던 터. 그런 해강을 위해 진언은 반지까지 사며, 프러포즈를 준비했다.
어렵사리 다시 시작한 두 사람이 그들의 앞을 막아선 진리를 어떻게 극복할지, 또 민태석의 생존을 비롯해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백석과 강설리(박한별) 남매가 어떤 방식으로 이들에게 도움을 건넬지 앞으로 남은 4회가 더욱 기대된다.
"집의 타일과 욕조를 고쳐야 한다"는 해강이 부디 이같은 답답한 전개로 감옥으로 향해서, 진리의 바람대로 1년여 뒤에나 출소해 이를 뒤늦게 고치는 일이 없기를, 조심스럽게 기대해본다. 두 사람은 이제 연애 말고 결혼을 해야할 때 아닌가. / gato@osen.co.kr
[사진] '애인있어요'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