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홍철이 길바닥에 나선지 2주 만에 완전히 풀린 입담을 선보였다. 지난주 10년만에 다시 길바닥으로 돌아온 노홍철은 어색한 듯 과거 속사포 입담은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역시 노홍철은 노홍철이었다. 2주만에 워밍업을 완전히 끝내고 자신의 특기인 ‘집요(?)한 인터뷰’로 거리의 시민들로부터 웃음을 이끌어냈다. 2004년도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tvN '노홍철의 길바닥쇼’는 지역별 핫플레이스, 쇼핑몰 등 일상적인 장소를 노홍철이 기습 방문해 다양한 시민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는 스트릿 습격 인터뷰쇼다. 지난 2004년 길거리 인터뷰 프로그램 Mnet ‘닥터 노의 즐길거리’로 데뷔한 노홍철이 초심으로 돌아가 삶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시민들과의 소통을 꾀하기 위해 다시 기획됐다.
14일 방송에서는 혜화동을 찾았다. 노홍철은 홍대에 이어 두번째 장소로 혜화동을 찾은 것에 대해 “요즘 가로수길, 이태원 등이 핫플레이스로 꼽힌다. 그래서인지 언제가부터 혜화동이 방송에 잘 등장하지 않더라”고 말했다. 하지만 역시나 핫플레이스가 아닌 대학로에는 사람의 발길이 뜸했고, 노홍철은 당황한 빛을 내비쳤다.
하지만 곧 노홍철의 장기는 빛을 발했다. 개그우먼 지망생의 ‘개그사망’ 장기에 거침없이 돌직구를 던졌고, 연극을 보러온 40대 남성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대답이 나올 때까지 같은 질문을 집요하게 하기도 했다.
이날 노홍철은 집요함의 끝판왕을 보여줬다. 입대를 앞둔 한 청년과 인터뷰를 하면서 그 청년이 '의' 발음이 안된다고 하자 "의식주 안되겠네" "의사도 안되겠네" 등등 '의'자가 들어간 단어를 지속적으로 대며 웃음을 유발했다.
또 전역한 청년을 만난 노홍철은 2년을 기다려준 여친에게 할말 없냐고 물었다. 전역한 청년은 여친에게 "열심히 사랑하자"라고 다소 밋밋하게 답했고, 노홍철은 그 청년이 만족한 답을 할 때까지 계속 묻는 모습을 보였다.
노홍철의 집요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대구에서 올라온 소녀에게는 서울 남자에 대해 질문했다. 그 소녀는 "깍쟁이 같아서 싫다"고 말했고, 노홍철은 "계산적이고, 힘든데 이렇게 막 인터뷰하고.." 등 속사포 호응으로 그 소녀를 웃게 만들었다.
2004년 당시 쉬지않는 속사포 입담으로 예능계에 입문한 노홍철. 그의 집요하고도 쉬지않는 입담은 큰 화제가 됐다. 다시 길바닥에 선 노홍철. 그 당시를 재연하며 시민들과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길바닥에서 또 한번 일어서는 계기를 만드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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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노홍철의 길바닥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