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깝권은 없었다. 애절한 발라드 ‘횡단보도’로 솔로 컴백을 알린 조권은 전보다 무겁고 진지하지만, 변함없이 유쾌한 모습으로 데뷔 9년차 다운 연륜을 뽐냈다. 이제는 아이돌이라는 말보다 아티스트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조권의 변신이 반갑다.
조권은 지난 14일 오후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V앱을 통해 방송된 ‘V 카운트다운 라이브-응답하라 1989’ 생방송을 진행했다. 이날 방송은 그의 절친인 원더걸스 예은과 2PM 우영이 함께했다.
이날 세 사람은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각자 답하며 심층적인 대화에 나섰다. 첫 질문인 자신이 한 일 중 가장 잘 한 일에 대해 조권은 ‘뜨거운 사랑을 해 본 것’이라고 답했다. 솔로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2AM이라는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한 그의 답변치고는 꽤 과감했다.
이에 대해 그는 “2AM이 8년 전 녹음한 목소리랑 지금 목소리랑 비교해보면 점점 감성이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라며 “신인 때는 아이돌이란 이미지 때문에 ‘모태솔로다’, ‘연애 안 해봤다’고 했었는데 이제는 8년이 흘렀고, 아직도 연애를 안 해봤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27살 청년이 이런 경험을 해봤다는 걸 알리고 싶은 타이밍이다. 연애나 사랑 이런 감정을 못 느꼈었는데 내가 직접 경험하니까 진짜 이해가 가더라“라며 그 이유를 밝혔다.
그리고 조권의 말대로 이번 타이틀곡인 ‘횡단보도’는 그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든 자작곡이다. 보통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할 시간만 생각하는 것과 달리, 언제까지 그 사람과 행복할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는 조권의 남다른 감수성이 곡 탄생의 발단이 됐다. 이에 조권은 “저의 실제 경험을 노래로 썼다. 이렇게 경험을 쓰는 날이 온다”라며 스스로도 생경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직접 만든 곡이기 때문일까. 수많은 무대와 예능 프로그램을 하면서도 좀처럼 긴장하지 않았던 조권은 이날 뮤직비디오 공개를 앞두고 벅찬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떨리는 것보다도 싱숭생숭하다. 많은 분들의 후기를 찾아보는 편인데 긴장도 된다”라며 “조권 표 발라드 앨범을 듣고 싶어 하셨던 분들을 위로하는 앨범이기도 하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오해도 있고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팬분들이나 많은 분들이 제일 기다렸던 건 앨범이었을 것이다. 4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에야 조권표 발라드를 들려드리게 됐다”라며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 제일 중요하게 느낀 건 제가 느낀 감정이 상대에게도 잘 전달돼야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뿌듯한 거구나 느꼈다. 오래 기다리신 만큼 제 노래로 위로받으셨으면 좋겠고, 여러분들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겠다”라며 진심어린 포부를 남기기도 했다.
‘깝권’이라는 이미지를 잠시 내려놓은 채 자작곡을 가지고 돌아온 조권의 모습에서는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그리고 그러한 비장함은 그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긴 ‘횡단보도’에서도 드러났다. 벌써 데뷔 9년차의 대선배가 됐지만 여전히 스스로와 팬들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 조권의 눈부신 미래에 미리 박수를 보낸다.
한편, 조권은 15일 오후 8시 서울 마포에 위치한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솔로 앨범 발매 기념 쇼케이스 '횡단보도'를 열고 신곡 무대를 최초로 공개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V앱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