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고은은 tvN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의 성공을 일궈낸 핵심 멤버다. 자고로 인기 원작이 있는 작품이 시작될 때면, 기존팬 나름의 검증(?) 절차를 거쳐야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는 법. 특히 우여곡절을 끝내고 캐스팅된 홍설 역의 김고은을 향한 팬들의 기대와 우려는 방송 전 확연하게 엇갈렸다.
이제 중반을 막 넘어선 '치즈인더트랩'(극본 김남희 고선희, 연출 이윤정)의 중간 성적은 훌륭하다. tvN 월화드라마로서는 처음으로 7%대의 벽을 넘어섰다. 지상파 예능과 경쟁하는 월, 화요일 오후 11시 시간대 편성에도 이뤄낸 쾌거다. 김고은 역시 첫 드라마 도전작인 '치즈인더트랩'의 이같은 성과에 "기분이 좋다"고 연신 웃었다. OSEN과의 인터뷰를 하는 내내 7할 정도의 시간쯤은 기분 좋은 웃음 소리가 반복됐다.
'치즈인더트랩' 속에서 유정(박해진)과 백인호(서강준)의 마음을 앗아간 홍설 특유의 '맑음'이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했던 홍설과의 싱크로율에 대한 이야기가 해소되는 순간이다. 스스로도 홍설과의 닮았음을 인정했다.
"글쎄요? 사랑스러움이 좀 닮은 거 같아요.(웃음) 농담이에요. 농담. 홍설의 바보 같은 구석, 허당스러운 부분, 그런 것들이 비슷해요. 물론 다른 점도 있어요. 연애든, 일이든 솔직한 스타일이죠. 화가 나면 화를 내야지 왜 참아요? 홍설은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요. 그런 건 살면서 좋지 않아요. 전 무조건 그때그때 얘기하는 스타일이에요."
아니나 다를까. 극중 홍설을 둘러싼 '짜증 유발자들' 캐릭터 중에서 최악의 멤버도 고민 없이 단번에 꼽았다. 상철(문지윤)도, 영곤(지윤호)도, 손민수(윤지원)도 아니었다. 바로 그들 곁에서 다양한 리액션으로 화를 돋우는 다영(김혜지)이었다.
"다영이가 무조건 제일 싫어요! 저랑 진짜 안 맞을 거 같거든요. 진짜 너무 여우 같아요. 저 보면 모르겠어요? 진짜 몰라요? 곰이에요. 곰! 화나면 화나는대로 얘기하는 게 곰 아니고 뭐겠어요. 솔직하고, 뒷담화 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 스타일이라니깐요."
호평과 높은 시청률을 모두 꿰찬 인기있는 드라마의 여주인공, 그리고 박해진과 서강준이라는 두 특색있는 훈남 배우의 사랑을 한 몸에 고스란히 받고 있는 우월한 근무 환경으로 뭇여성들의 부러움이 집중된 게, 바로 요즘의 김고은이다. 그럼에도 김고은이 꼽는 이상형은 박해진의 유정선배도, 서강준의 백인호도 아니었다.
"은택(남주혁)이요! 실제 저라면 은택이를 좋아할 것 같아요. 은택이는 일단 자신의 감정에 솔직 하거든요. 난 재고 이러는 거 정말 질색이에요. 유정 선배를 만나면 고민하다가 힘들어 할 것 같아요. 인호란은 싸우면서 친해지겠죠. 아, 그런데 은택이는 연하네요? 저 연하는 또 싫어요. 아직 어리니깐요.(웃음)"
자신의 롤을 톡톡히 해내고 있고, 초반의 우려까지 불식시킨 장본인 임에도 불구하고 '치즈인더트랩'을 향한 뜨거운 사랑에는 자못 겸손한 모습을 내비쳤다. '공감대 형성'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치즈인더트랩'이 이렇게 사랑받는 이유요? 아무래도 작품이 일궈낸 공감대 형성이 아닐까 싶어요. 생활 밀착형, 상철 선배나, 영곤, 민수나 다영이처럼 진짜로 주변에 있을법한 그런 밉상 캐릭터들이 계속 등장해서 그런 거 아닐까요. 첫 드라마인데 좋은 분들과 작업하고, 결과까지 좋게 이어져서 요즘 너무 행복합니다." / gato@osen.co.kr
[사진] 장인 엔터테인먼트,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