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동주'가 배우 박정민이라는 보석을 캐냈다.
박정민은 '동주'에서 윤동주의 평생의 벗이자 라이벌인 송몽규 역을 맡아 누구보다 빛나는 연기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동주'는 이름도, 언어도, 꿈도 허락되지 않았던 어둠의 시대 속에서도 시인의 꿈을 품고 살다 간 윤동주의 청년 시절을 다룬 작품. '왕의 남자', '사도' 등을 연출했던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윤동주의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영화엔 윤동주만 등장하는 건 아니다. 윤동주의 절친한 친구이자 라이벌인 송몽규가 그 주인공. 송몽규는 윤동주의 평생과 함께 하는 인물로 '윤동주'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우선 윤동주에게 라이벌 의식을 자극하는 인물이다. 윤동주보다 먼저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도쿄대학에도 윤동주는 낙방하지만 송몽규는 단번에 합격한다. 윤동주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인물이다.
윤동주가 정적인 인물이라면 송몽규는 동적인 인물이다. 윤동주가 일제 시대 속, 고뇌와 반성으로 가득차 있다면 송몽규는 자신의 평생을 독립운동에 바친다. 학보를 만들고 어린 나이에 중국으로 홀연히 떠나 독립운동에 참여할 만큼 적극적이기도 하다.
이처럼 함께 했지만 대비되는 삶을 살았던 윤동주와 송몽규의 모습을 '동주'에서 확인할 수 있고, 이런 송몽규를 연기한 박정민은 흑백의 스크린 속에서도 빛이 난다.
사실 박정민은 여러 작품들에 출연하며 그 존재감을 뽐낸 바 있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영화 '파수꾼'은 물론이거니와 '전설의 주먹', 최근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도 성보라(류혜영 분)의 전 남자친구로 출연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동주' 속 박정민은 지금까지의 존재감은 약과일 정도로 눈부시다. 독립운동에 대한 열망으로 똘똘 뭉친 송몽규를 박정민은 특유의 생활밀착 연기력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게다가 친구인 윤동주를 생각하는 마음 역시 섬세한 연기로 표현해냈다.
충무로에선 꽤 유명했던 박정민이지만 이번 작품의 개봉과 함께 진흙 속에 묻혀 있던 진주가 밝게 빛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동주'는 오는 17일 개봉 예정이다. / trio88@osen.co.kr
[사진] '동주'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