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에서 타격폼 수정, 훈련 매진
첫 경기서 대포 쾅, 거포 출현 희망↑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최승준(28, SK)는 지난 1월 열린 팀의 플로리다 1차 전지훈련에서 ‘작은 모험’을 걸었다. 정경배 타격코치와 상의 끝에 타격폼을 바꾸기로 했다.

정상호의 보상선수로 SK에 입단한 최승준을 파악할 시간이 필요했던 정 코치는 한 턴 정도를 말없이 지켜봤다. 그리고 최승준과 타격폼 수정에 대한 면담을 했다. 방망이를 어깨 높이로 내리고, 방망이의 톱 부분도 낮추자고 제안했다. 최승준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당시 정 코치는 “그래도 폼 자체를 꽤 많이 수정한 편”이라고 했다. 도전과 모험 사이의 그 어딘가에 최승준이 있었다.
최승준이 이런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힘을 최대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신의 약점이었던 변화구 대처 능력을 키울 필요성도 절실했다. 절박했던 최승준은 바뀐 폼에 최대한 빨리 적응하기 위해 땀을 쏟았다. 그리고 플로리다 캠프 막판, 정 코치는 “서로 원하는 그림이 어느 정도 나온 상태다”라고 흐뭇하게 웃었다.
최승준도 오키나와 2차 캠프로 떠나기 전 바뀐 타격폼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승준은 “타구에 확실히 힘이 실리는 느낌”이라고 했다. 물론 예전에 가지고 있던 것을 한 번에 바꿀 수는 없다. 예전의 나쁜 버릇을 완전히 지웠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반복되는 훈련 속에 서서히 해답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오키나와에서 가진 첫 연습경기에서 대포를 터뜨렸다. 외야로 넘어간 것은 공이 아닌, 희망이었다.
최승준은 15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SK의 선발 4번 1루수로 출전, 5타수 2안타(1홈런)을 터뜨렸다. 1회 상대 선발 벨레스터의 커브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만들었다. 8회 네 번째 타석에서도 중전안타를 치며 이날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연습경기 결과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아직 바뀐 타격폼에 적응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감은 더 커진다. 정 코치와 최승준 모두 현재 상태에 “완벽하지 않다. 왔다갔다 기복이 있다”라고 입을 모은다. 그런 상황에서 첫 경기부터 멀티히트를 터뜨리며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정 코치는 “스윙 궤도와 폼이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고 더 나은 내일을 예고했다.
사실 모험이었다. 섣불리 타격폼을 바꿨다가 적응에 애를 먹을 수도 있었다. 처한 상황도 그렇게 여유 있지는 않았다. 새롭게 SK 유니폼을 입은 최승준은 올해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할 상황이다. 연습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야 그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는 신분이다. 이미 많은 것을 보여준 팀 내 주축 선수들과는 다르다. 만약 연습경기에서 효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오히려 부작용이 난다면 마음만 급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최승준은 이러한 질문에 “조바심은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오히려 잃을 것이 없다고 말하는 최승준이다. 1군 진입이나 주전 경쟁보다는, 일단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량을 모두 보여주고 코칭스태프의 선택을 기다린다는 생각이다. 이번 타격폼 수정도 그런 각오의 연장선상에 있다. 다행히 홈런포를 터뜨리는 등 시작이 좋다. SK도 결과보다는 내용으로 최승준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SK 와이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