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지아의 '연예가중계' 출연은 나름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이전에도 SBS 토크쇼 '힐링캠프' 같은 곳에 출연해 자신을 드러내긴 했지만 당시의 모습이 보다 정제된 느낌이었다면, '게릴라데이트'에 임한 그는 한층 더 본인을 내려놓았다(그렇게 보였다). '신비주의는 개나 줘버려'라는 듯의 털털한 모습. 대중에게는 새로울 수 밖에 없는 이지아다.
실제로 신비주의는 오래 전에 종말을 고했다. 그의 전 남편이었던 가수 서태지가 신비주의의 본격 시작을 연 인물이라면 이지아는 네티즌조차 파악하기 힘들었던 신비주의 미스터리 여자연예인의 마지막 인물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모든 것이 비밀스럽던 이지아는 '이제 감출 게 없다'라며 박장대소한다. 한국 대중에게 '이제 어떤 스캔들이 나와도 놀랄 게 없다'라는 반응을 안겨줬던, 역대급 이슈 연예인이었던 이지아는 그렇게 시간 속에 녹아든 모습이다.
이지아는 지난 13일 방송된 KBS 2TV '연예가중계'의 게릴라데이트에 임했다.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무수단'의 홍보 일환이었다. '연예가중계' 측은 흥분한 목소리로 '최초'란 걸 강조했고, 이에 걸맞게 이지아의 모습 또한 새로웠다. "신비주의"에 대한 말에 나오자 그는 "이제 아니지 않나. 별로 감출게 없다"라고 솔직하게 답해 한결 긴장된 분위기를 풀어냈다.
이날 그는 많지는 않지만 자신에 대해 몇몇 새로운 이야기를 했다. 확실한 미인이지만 전형적이지는 않은 그의 외모에 대해 "실물이 더 예쁘다"란 칭찬이 나오자 "화면이 날 잘 못 담는 것 같다"라고 재치있게 응수했다. 평상시에 '예쁘다'란 말을 잘 못 들어 외모에 대한 칭찬을 들으면 굉장히 기분이 좋다고도 털어놓기도.
더불어 "예능에 도전하고 싶나"란 질문에는 "어떤 예능에 따라 다르지만 먹방 같은 것 하고 싶다. 잘 먹는다"라며 소탈한 음식을 좋아한다고도 말했다. 이지아의 예능감은 확인할 길이 없지만, 그가 먹방에 도전한다면 시청률은 어느 정도 보장될 듯 하다. 신비주의를 벗었다지만 그의 냉장고가 무엇이 들어있는지 아직 궁금한 것은 사실이니까.
배우로서도 이지아는 행로 이탈까지는 아니지만 색다른 선택을 했다. 내달 개봉하는 영화 '무수단'은 비무장지대에서 벌어진 의문의 사고 이후 그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최정예 특임대가 벌이는 24시간의 사투를 담은 미스터리 스릴러다. 영화 홍보사에 따르면 그는 37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방독면 착용 씬을 대역 없이 연기하고, 폭염 주의보 속 강행군을 펼친 결과 마지막 장면을 앞두고 실신했지만 금방 털고 일어났단다.
이에 대해 제작보고회에서 “화장실이 멀어 물을 적게 마셔서 쓰러진 것 같다”라는 농담을 던진 이지아의 모습은 예전이라면 쉽게 상상할 수 없던 것이다. 스스로 신비주의 벗고 싶어 했던, 폭풍같은 홍역을 치뤘지만 어쨌든 마음은 홀가분해졌을 것이 분명한 이지아는 이제 대중에게 무엇을 보여줄까. / nyc@osen.co.kr
[사진] '연예가중계' 영상 캡처(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