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기면 다 오빠라는 말, 배우 서강준에게 딱 해당되는 표현인가 보다. 서강준이 ‘치즈인더트랩’에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분명히 박해진과 김고은이 연인이고, 서강준은 흔한 로맨스 드라마에 나오는 ‘짝사랑남’인데 자꾸만 시선이 멈춘다. 이렇게 연기를 잘했나 싶기도 하고, 원래 이렇게 멋있었지 싶기도 하는 마음. 안방극장이 잘 성장한 배우 서강준에게 푹 빠졌다.
서강준은 현재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백인호를 연기하며 유정(박해진 분)과 홍설(김고은 분)의 사랑을 뒤에서 씁쓸히 지켜보고 있다. 홍설의 든든한 지원군인 인호는 홍설이 위기에 놓일 때마다 한걸음에 달려오는 현실판 백마 탄 왕자. 말투는 껄렁껄렁하게 보이나 마음 씀씀이가 따뜻하고 유정과 홍설 사이를 방해할 생각은 추호에도 없는 착한 남자다.
어린 시절 사고로 인해 좋아했던 피아노를 관두고 방황하지만, 스스로 생활비를 버는 기특한 청년이기도 하다. ‘치즈인더트랩’에서 인호라는 인물은 그야말로 멋있는 남자의 모든 것을 갖춘 ‘몰빵’ 캐릭터. 심지어 지난 15일 방송된 11회는 홍설에게 자신이 나이가 많다면서 은근히 오빠라는 말을 듣고 싶어하는 여자들이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고전적인 장면까지도 촌스럽지 않게 그러면서도 설레게 소화했다. 소녀 팬이 아닌 나이가 많은 ‘누나 팬’들도 자연스럽게 오빠라고 부르게 만드는 힘, ‘여심 사냥꾼’ 서강준이 보여주고 있다.
체질적으로 손발 오그라드는 진지한 성격은 아닌 인호는 서강준의 시시각각 변하는 민망해하는 표정과 헛기침에 적절하게 표현되고 있다. 짠한 구석이 많은 인호에게 동정심을 갖도록, 멋있는 매력이 차고 넘치는 인호에게 빠질 수 있도록 만드는 건 배우의 정밀한 설정과 연기일 터. 보통 젊은 배우들은 경직된 연기로 인해 ‘내가 지금 연기를 하고 있다’를 온몸으로 드러내는 실수를 하곤 한다. 서강준은 아직 연기 경력 3년여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이 같은 실수를 일찌감치 극복한 경우. 연기를 한다는 생각보다는 ‘치즈인더트랩’ 인호의 실사판 그대로를 현실에서 마주한다는 기분이 들게 만들고 있다.
서강준은 최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사전 제작인 ‘치즈인더트랩’의 여유로운 촬영 분위기 덕분에 이미 촬영한 대본을 다시 보고 연기를 할 수 있다고 만족해했다. 6회를 찍으면 1회부터 5회까지의 대본을 다시 보고, 11회를 연기해야 하면 1회부터 10회까지의 대본을 다시 검토한다는 것. 이 같은 서강준의 노력은 드라마 첫 방송부터 서강준의 멋들어짐과 기대이상의 빼어난 연기에 대한 호평 세례로 이어지고 있다.
덕분에 많은 시청자들이 다음 작품에서는 짠하기 그지없는 ‘짝사랑남’ 아닌 마음 편히 애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좀 더 큰 비중의 배역을 하길 바란다는 덕담을 건네는 중이다. 배우로서는 뿌듯한 성과인 것. 누가 봐도 잘생긴 외모를 갖췄고, 데뷔 후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차곡차곡 쌓고 있는 서강준이 지금 이 순간도 성장하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치즈인더트랩'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