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그런 '쿡방'이 아니다. 일반들이 매일 하는 메뉴 고민을 신동엽과 성시경이 대신 맡아서 진지하게 결정해주는 생활 밀착형 집밥 레시피, 올리브TV '오늘 뭐 먹지'다.
실제로 절친이자 미식가, 애주가인 신동엽과 성시경이 MC를 맡아 '티격태격'하는 브로맨스 케미를 보여주는 '오늘 뭐 먹지'는 가벼운 농담을 주고 받으며 따라하기 쉬운 레시피로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듬뿍 받는 독특한 요리프로다.
지난 2014년 9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총 126회의 방송을 선보이는 동안 선보였던 음식만 총 250가지, 스튜디오를 방문한 손님만 76명, 야외 촬영은 속초와 홍성 단 두 번. '오늘 뭐 먹지'가 지금껏 써내려간 기록들이다.
그동안 큰 인기에도 제작발표회나 기자간담회 한 번 없이 이어오던 해당 프로그램은 16일 오후 서울 가양동 CJ E&M 스튜디오에서 첫 간담회를 겸한 요리 시연과 시식을 통해, 왜 '오늘 뭐 먹지'가 그렇게 큰 인기를 얻을 수 있는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특히, 연예계에서 가식 없기로 유명한 두 사람은 기사로도 담을 수 없는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한가득 풀어냄은 물론, 만든 요리를 먹는 모습을 지켜보며 '맛있느냐?'고 묻거나, 부족한 요리를 걱정한 성시경이 현장에서 즉석으로 닭똥집 튀김을 만들어 제공하기도 했다.
'오늘 뭐 먹지'의 가장 큰 힘은 누가 뭐래도 신동엽과 성시경이 만들어 내는 찰떡 호흡이다. 두 사람은 이날도 옥신각신하며 서로를 자연스럽게 헐뜯는(?) 모습을 연출했지만, 그만큼 각별한 사이임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웃었다. 신동엽은 "성시경과 알게 된 게 데뷔하기 전이었다.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고 해서 100% 안 될 거라 생각했다. 얼굴과 스타일이 지금과 많이 달랐다"고 설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성시경은 "처음 신동엽을 봤을 때는 다시 컴백해서 프로그램을 많이 하지 않을 때였다. 이렇게 전성기를 다시 누리게 될 줄은 몰랐다. 워낙 큰 사건이라서"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성시경의 구박은 계속됐다. 성시경은 "형이 계속 자길 괴롭혀달라고 한다. 실수를 반복한다. 요리 연습을 안 한다. 그런 합을 재미있게 봐주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신동엽은 "성시경이 날 구박하는 모습이 신선했다. 내가 어디서 구박 받는 캐릭터가 아니었는데, 성시경이 구박하는 게 정말 재미있더라. 방송 하면서 깨달은게, 구박 받는 사람이 오히려 사랑을 받더라. 처음으로 그런 쾌감을 느꼈다"고 '오늘 뭐 먹지'를 통해 성시경과의 합을 이야기했다.
이어 "여우 같은 성시경이 어느날 사람들이 자꾸 말을 한다고 '그만 구박해야겠다'고 말해서 내가 쌍욕을 했다. '계속 구박하라고'했다. 고백하자면 한 동안 내가 성시경을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가수인 성시경은 요리를 음악에 비교하기도 했다. "요리가 되게 재미있다. 늦게 한 게 후회스러울 정도다. 음악과 비슷한 점도 있다. 맛 있고 맛 없고가 한끗 차이다. 즐길 수 있는 것도 많고, 맛있고 맛없고가 한끗 차이다"고 전했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늘 배우는 게 있고 즐겁다. 일하러 가는게 아니라, 동엽이 형이랑 재미있게 웃고 떠들러 온다. (프로그램이) 없어지지 않는 한 제가 먼저 '그만한다'고 하는 일은 없을 거 같다"는 말로 '오늘 뭐 먹지'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늘 뭐 먹지'의 강점은 신동엽의 표현대로 "비전문가 2명이 전문가인척 하는 소소한 재미"가 두 사람의 브로맨스와 결합되어 만들어 낸다.
'오늘 뭐 먹지'는 확실히, 다른 쿡방의 트렌드에 맞물려 돌아가는 프로가 아닌, '넘사벽' 쿡방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한 달간의 재정비를 거쳐 15일부터 재개한 '오늘 뭐 먹지'가 또 한 번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의 반복되는 고민을 한 술 더 덜어낼 수 있길 기대해보자. / gato@osen.co.kr
[사진] 올리브TV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