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이 '킬방원'을 설득시키고 있다.
유아인은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에서 '킬방원'이 될 수 밖에 없는 이방원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해내 극에 몰입도를 더했다.
이날 '육룡이 나르샤'는 정면 대결을 시작하는 정도전(김명민 분)과 이방원의 모습이 그려졌다. 분이(신세경 분) 때문에 한 자리에서 만나게 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정도전은 이방원의 의중을 알아차리고는 "대군마마의 욕심을 없앨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빨리 끝내줄 것이다. 그래야 서로에게 좋다"며 대결의 시작을 알렸다.
이방원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는 "다행이다. 포은(김의성 분)처럼 죽을 때까지 나를 설득하겠다고 할까봐 걱정했다"며 섬뜩한 선전포고를 했다.
공격의 시작은 정도전잉 먼저였다. 이신적(이지훈 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이방원에게 초영(윤손하 분)이 느닷없이 찾아와 "왜 이 늦은 시간에 나를 급하게 부른 것이냐"며 알 수 없는 질문을 던졌다. 방원은 초영을 부른 적이 없는 상황.
이에 초영은 이방원의 필체가 담긴 서신을 보여줬고 이를 본 방원은 정도전과 연희(정유미 분)가 계략을 써 자신을 함정에 빠뜨린 사실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정도전과 연희, 남은(진선규 분)이 이끄는 군사들, 그리고 이성계(천호진 분)마저 방원을 찾아와 "무명과 결탁한 것이냐. 이자를 체포하라"며 방원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이렇게 두 사람의 목숨을 건 대결에서 정도전이 먼저 1승을 거뒀다. 역사가 스포일러인 셈이라 최종 승리자는 방원이 되겠으나, 위기에 처한 이방원의 모습은 '육룡이 나르샤'에 긴장감을 더하는 역할을 해줬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방원을 연기하는 유아인의 연기력은 보는 이들에게 '킬방원'으로의 변신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사실 역사에서 자신의 형제들을 죽이고 왕위에 올라선 왕들에 대한 후세의 평가는 그리 좋지만은 않다. 단종을 처단한 세조가 그랬고, 태종 역시 형제들을 죽였다는 오명을 벗을 순 없었다.
그러나 '육룡이 나르샤' 속 이방원만큼은 응원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정도전의 계획 속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신세가 되어버린 이방원, 토사구팽이라 했던가. 궂은 일은 나서서 했으나 무참하게 버려진 신세가 되어버린 이방원 등의 모습은 '킬방원'으로의 변신을 응원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모두 유아인이 '킬방원'을 보는 이들에게 설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새 나라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찼던 모습에서 점차 욕망에 눈을 뜨는, 그리고 이를 부채질하는 정도전이라는 사람에 대한 이방원의 태도 등을 유아인은 설득력있게 그려냈고 덕분에 '육룡이 나르샤'는 이방원의 편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육룡이 나르샤'는 '고려'라는 거악(巨惡)에 대항하여 고려를 끝장내기 위해 몸을 일으킨 여섯 인물의 이야기이며 그들의 화끈한 성공스토리로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 trio88@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