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나르샤’ 위기에 빠졌지만 유아인의 기세는 화면을 씹어먹을 듯 압도적이다.
유아인은 SBS 창사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연출 신경수)에서 훗날 철혈군주 태종이 되는 이방원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방원의 욕망과 광기가 용솟음치고 있는 가운데, 16일 방송된 ‘육룡이 나르샤’ 40회에서는 이방원의 폭주를 막아서는 정도전(김명민 분)과 날카롭게 대립하는 이방원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이방원은 정도전의 앞에서 자신의 야망을 꺼내 들었다. 그 동안 은밀히 서로의 행태를 살폈던 두 사람의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임을 예고한 장면이었다. 이방원은 “이 나라 제가 맡으면 잘 못할 것 같습니까? 아니면 임금이 뛰어난 게 싫으십니까?”라고 꾹 눌러 담았던 세자 책봉에 대한 울분을 터뜨렸다.
이어 이방원은 “애초에 제 자리가 없었던 걸 알았으니. 어쩌겠습니까”라고 말하며 정도전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멈추지 않겠다는 이방원의 의지에 정도전은 이방원이 무명과 손을 잡았다는 모략을 꾀하며 압박했다.
추포 위기에 몰린 이방원은 정도전을 향해 “이것으로 날 쓰러트릴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씹어 뱉듯 말했다. 유아인은 절대 지지 않겠다는 이방원의 각오를 번뜩이는 눈빛과 한 쪽 입꼬리를 올리는 여유로운 미소로 표현해내 극적 몰입도를 높였다.
또한 유아인은 광기 어린 이방원의 모습 이면의 아픔까지 섬세하게 그려내며 그의 감정에 설득력을 부여했다. 자신을 선택하지 않은 분이(신세경 분)에게 돌아서며 “너도 뭔가를 삼켜서 살 수 있다면 벌레든 뭐든 삼켜. 그래서 살아 남아”라고 말했다. 분이 앞에서만큼은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냈던 이방원이었기에, 차갑게 돌아서며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 이방원의 모습은 애틋함을 더했다.
유아인은 위기에 몰릴수록 더 강해지고 잔혹해지는 이방원의 모습을 생동감 넘치게 그려왔다. 정도전의 모략으로 이방원은 위기에 빠졌지만, 화면을 씹어먹을 듯 기세등등한 이방원의 마지막 모습은 그가 보여줄 ‘왕자의 난’에 대한 기대감을 북돋고 있다. 핏빛 승부를 건 이방원의 활약과 이를 소름 끼치게 그려낼 유아인의 연기에 귀추가 주목된다. /parkjy@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