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천만요정도 잠을 못 이뤘다. 배우 오달수가 첫 단독 주연작인 영화 ‘대배우’의 제작보고회에서 밝힌 심경이다. 나오기만 하면 흥행을 터트리는 충무로 보증수표인 오달수는 홀로 작품을 이끌어 나가야하는 것과 관련해 적지 않은 부담감을 토로했다.
오달수는 17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진행된 영화 ‘대배우’(감독 석민우) 제작보고회에서 “부담이 안 될 수 없다. 어제 잠도 제대로 못 잤다”며 “천만요정은 제게 감사한 수식어다. 많이 봐주시는 것도 물론 감사한데 이제는 ‘대배우’의 관객만큼의 요정으로 불려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은 베테랑 박경림의 센스 있는 진행으로 유쾌한 분위기를 연출했는데, 오달수는 다소 긴장된 모습이었다. 이에 박경림은 “눈이 촉촉해진 것 같다”며 농담을 던졌고 오달수는 “사실 어제 잠을 이루지 못 했다”고 설명했다. 원톱의 부담감이 절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천만요정’ 오달수는 ‘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과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변호인’, ‘7번방의 선물’, ‘도둑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 흥행에 높은 타율을 보였다. 지난해에도 ‘국제시장’, ‘암살’, ‘베테랑’ 3개의 천만 영화를 추가하며 그의 저력을 입증했다.
이는 동료들도 인정하는 바다. 지금까지 함께 출연한 배우들은 “‘천만요정’이 출연하면 마음이 든든하다”며 입 모아 그를 칭찬했다. 이번 ‘대배우’를 통해 함께 호흡을 맞추는 이경영 역시 “요정은 분명 다르다. 인간계에 있는 나완 정말 다르다”며 ‘천만요정’ 오달수를 극찬했다. 이에 오달수는 “상대가 돼야 이기는데 제가 상대가 안 되니까. 과찬의 말씀이다”며 겸손함을 드러냈다.
오달수가 이번에 원톱으로 나선 ‘대배우’는 20년째 대학로에서 연극만 하던 장성필이 새로운 꿈을 쫓아 영화계에 도전하며 겪는 이야기를 담은 휴먼 공감 코미디. 여기서 오달수는 대학로에서 정통 연기를 20년째 이어가고 있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대배우를 꿈꾸는 장성필 역을 맡았다.
오달수는 극중 강아지 분장을 하고 무대에 오른다. 이번에도 특유의 자연스러운 웃음을 선사할 것으로 예고됐지만 웃음만이 목적은 아니다. 극중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위해 대학로에서 충무로로 나서는 성필의 모습에 눈물 찡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천만요정 오달수가 처음으로 원톱으로 나선 ‘대배우’가 오는 3월 관객들에게 또 한 번 굳건한 믿음을 심어줄지 충무로의 관심이 집중된다. / besodam@osen.co.kr
[사진]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