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김구라가 "그만하라"며 손사래를 쳤다. 어떻게 거부를 해보려고 해도, 도저히 막을 수 없이 줄줄 흘러나오는 미담들 때문이었다. 뭐라도 좀 시비를 걸어보려고 할라치면, 빈틈없이 방어하는 겸손한 태도와 말들까지. 모두 진심이었기에 허점을 찾기도 어려웠다. 배우 강하늘의 이처럼 착한 매력에 MC들 뿐 아니라 시청자들도 두 손, 두 발을 들었다.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에서는 게스트로 출연한 강하늘의 겸손하고 순수한 성격이 돋보였다.
그는 MC들이 요구하는 것들에 대해 "안 된다"고 하면서도, 막상 시키면 최선을 다했다. 또 자신의 말로 혹 누군가 상처를 받을까 조심했고, 본래 폭로전에 가까운 역할을 하는 목격담 코너가 그의 차례에 와서는 미담으로 채워지는 기현상(?)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날 강하늘이 MC군단으로부터 받은 첫번 째 공격은 "배우치고 얼굴이 크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강하늘은 "나는 얼굴이 큰 것에 대해 자부심이 있다. 대학교 들어갈 때 입시를 하는데 외모적으로 가장 큰 장점이 큰 얼굴이라고 했다. 유인촌 교수님이 웃으셨다. '왜 장졈이 되느냐'고 하셔서 무대에 있을 때 엄마·아빠가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했다"라고, 조곤조곤 설명했다. 너무나 진심어린 설명에 MC들은 다소 당황한 분위기.
이후 강하늘의 미담은 줄줄 흘러나왔다. 출연작이 잘 되고 나서 회사의 다섯에서 여섯 명 정도 되는 매니저들의 보너스를 직접 챙겨줬다는 것도 그 중 하나였다. 마침 이날은 MC규현이 양세형에게 축의금을 봉투 없이 줬다던 일화로 욕을 먹고 시청자들에게 사과를 한 후라, 공격의 화살이 규현에게 돌아갔다. 김구라와 윤종신, 김국진 등은 "당분간 봉투는 금기어다", "어린 나이에 어떻게 봉투에 넣어 줄 생각했느냐" 등의 이야기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기자에게 특별한 결혼 선물을 했다는 사연은 그야말로 강하늘의 인간성을 보여주는 좋은 일화였다. MC들은 "축의금이라도 했느냐"고 결혼 선물에 대해 물었고, 강하늘은 "축의금이 아니라 결혼 후 다시 만났는데 기자님이 결혼을 했다고 하시더라. 이야기를 하다 그 분이 아래층에 일이 있어 내려가셨다. 보통 기자 분들은 인터뷰를 하기 위해 녹음을 한다. 축하도 못 해드렸으니까. '결혼 너무 축하드린다'면서 녹음기에 녹음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강하늘은 고등학교 재학 당시, 3천원을 달라 들고 경주로 무전 여행을 다녀 온 이야기를 했다. 시골 할머니들의 이을 도와주고 삯으로 밥을 얻어먹었다는 것. 이에 다시 MC들은 감탄을 표했다. 규현은 "강하늘은 내 롤모델"이라고 말했고, 함께 게스트로 출연한 김신영은 "참 공익적인 친구"라고 칭찬했다. 김국진은 "이렇게 좋은 친구한테 박수 한 번 주자"고 말했고, 김구라도 "대단한 친구다. 하늘이라는 이름이 전혀 부끄럽지 않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후로도 강하늘의 미담은 끝없이 이어졌다. 부끄러워 하며 고개를 숙이는 강하늘의 반응에 재미를 느낀 MC들의 과장된 장난이 없지 않았지만, 사인을 요청하는 팬들에게 친절하게 대응해주고, 테이블 위에 있었던 쓰레기까지 주워 갔다는 등의 목격담은 부인할 수 없는 진짜 미담이었다. 결국 김구라는"유재석을 위협한다"고 말했고, 윤종신은 "이런 분이 국회에 나가야한다"고 감탄했다.
잘생긴 외모에 좋은 태도, 악기를 잘 다룰 줄 알 뿐 아니라 가수 뺨 치는 노래 실력까지. 이날 '라디오스타'에서 강하늘은 그 누구보다 돋보였다. 본인은 "이렇게 되면 내가 욕을 먹는다", "정말 부담스럽다"고 말했지만, 이미 많은 시청자들이 "방송을 보고 팬이 됐다"며 MC들의 강하늘 칭찬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라디오스타'는 대세 스타를 만들기로 유명한 방송. 강하늘이 '라디오스타'에서 잡은 자신의 캐릭터로 얼마만큼의 사랑을 받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날 '라디오스타'는 '걱정 말아요 그대' 특집으로 배우 강하늘, 한재영, 개그우먼 김신영, 이종격투기 선수 김동현이 출연했다. /eujenej@osen.co.kr
[사진]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