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더 해피엔딩' 속 두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한 말 한 마디로 희비가 갈렸다. 스쳐지나가는 말인 듯 하지만, 알고 보면 상대에 대한 깊은 관심에서 온 말과, 따뜻한 말이지만 실제로는 말 뿐이었던 말. 두 남자의 다른 말이 여자주인공 장나라의 마음을 흔들었다.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한번 더 해피엔딩'(극본 허성희 연출 권성창)에서는 생각보다 무심한 해준(권율 분)에게 실망하는 미모(장나라 분)와 그런 미모의 마음을 조금씩 흔드는 수혁(정경호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해준은 미모가 수혁과 함께 하룻밤을 같이 보낸 사실에 화가 났다. 수혀과 미모는 강원도에 있는 모교의 행사를 위해 학교를 방문했고, 폭설이 내려 학교에서 하룻밤을 자야했다.
미모를 좋아하지만, 해준 때문에 내색하지 못하는 수혁은 역시나 바라만 봤다. 하지만 함박눈이 내렸고, "함박눈이 내릴 때 고백하면 고백을 들어준다"는 어린 시절 했던 이야기 때문에 자고 있는 미모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사실 잠을 자고 있지 않았던 미모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용기내서 고백해볼게. 쌍커풀 있고, 성형은 안 한 것 같고, 아담한 체형, 사랑스런 흠 있는 여자. 너 말하는 거야, 붕어야"라고 자신에게 진심을 고백하는 수혁의 말에 놀랐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미모와 수혁이 함께 있다는 사실 때문에 불편했던 해준은 두 사람의 학교를 찾았고, 셋이 함께 아침 식사를 하게 됐다. 해준은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불편함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미모에게 묻는 자신의 말에 수혁이 안다는 듯 척척 답을 하자 "누가 보면 10년 지기인 줄 알겠다. 그냥 동창인데"라거나, "너한테 안 물어봤다"는 등의 말로 심기를 드러냈다.
해준의 불편한 마음은 결국 집에 돌아와 폭발했다. 미모를 집으로 데려다 준 그는 "내가 불편해 하는 걸 알면 거리를 둬야 하는 거 아닌가? "라며 "지질하게 이런 말까지 해야하나? 나 오해하게 하지마라. 마음 주기 무섭다. 다칠까봐"라고 진심을 말했다. 해준이 자신에게 아직 마음을 주지 않았다는 말에 미모는 "그럼 아직 나한테 마음 준 거 아니냐? 참 다르다. 언뜻언뜻 혼란스러웠는데, 맞구나. 난 다칠 게 두려워서 반만 여는 사람이 아니라 다칠 게 두려워서 활짝 여는 사람이다"라고 섭섭해 했다. 해준은 다시 "거기, 나만 있는 거 맞죠?"라고 물으며 미모와 수혁의 관계에 대해 의구심을 놓지 못했다.
해준의 직감을 틀리지 않았다. 실제로 미모는 "그게 너다, 붕어야"라고 했던 수혁의 말을 잊지 못했고, 그의 말이 계속 떠올라 해준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졌다. 마침 해준이 아팠고, 그는 해준의 집으로 가 전복죽을 끓여주며 보살폈다.
이튿날, 해준의 음식을 챙겨주기 위해 그의 집을 찾은 미모는 해준이 부재한 사실을 알았다. 통화에서 해준은 "미모 씨의 죽 때문인가 보다. 몸이 다 나았다"고 따뜻하게 고마움을 표했고, 미모는 해준의 집에 들어가 집을 점검했다. 싱크대 안에 버려지듯 놓인 냄비에는 자신이 만들어 준 죽이 그대로 담겨 있었고, 썩어가는 냄새를 내고 있었다. 손을 베면서까지 만들었던 전복죽. 미모는 실망했고 혼란스러웠다.
함께 있어도 미모에게 너무나 관심이 없는 해준과 달리, 수혁은 잠깐만 만나도 미모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걱정했다. 해준은 높은 구두를 신은 미모가 얼마나 힘든 지 하나도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수혁은 "덤벙대긴, 편한 거 신고 다니라"고 이야기를 하거나, 손에 밴드를 보고 "다쳤느냐"고 걱정을 해줬다. 말미에 그는 미모가 엔젤스 전 멤버 슬아(산다라 박 분)와 얽혀 팬들의 습격을 받게 되자, 미리 그를 구하기 위해 달려오기도 했다.
이렇게 두 남자는 서로 다른 성향과 이를 드러내는 말로 여자 주인공 미모를 들었다놨다 하고 있다. 특히 조금씩 드러나는 수혁의 진가가 앞으로 로맨스의 향방을 궁금하게 만든다. 과연 미모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한번 더 해피엔딩'은 서른이 훌쩍 넘어버린 1세대 걸그룹의 해체 이후 삶과 그녀들과 엮이는 바람에 다시 한 번 사랑을 시작하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 /eujenej@osen.co.kr
[사진] '한번 더 해피엔딩'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