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작 예능드라마 ‘로스타임’이 종영까지 착하게 마침표를 그으면서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로스타임’은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하지만 기적적으로 인생의 마지막 추가시간을 부여 받은 사람들이,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를 따뜻하면서도 유쾌한 톤으로 그린 작품. 지난주에는 봉태규와 손담비의 호연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던 ‘로스타임’은 이번에는 임지규가 주연을 맡아 인생에 대한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는 소중한 시간을 마련했다.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KBS 2TV 2부작 예능드라마 ‘기적의 시간-로스타임’(이하 ‘로스타임’) 2회에서는 부산에서 올라와 번번이 취업에서 낙방하는 취준생 선호(임지규 분)가 황당하게 죽음을 맞이해 남은 10시간을 엄마(성병숙 분)를 이해하고 못 다한 사랑을 전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밥이 문제다’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한 이 이야기는 끝에도 역시 똑같이 ‘밥이 문제다’는 내레이션으로 마무리됐다. 즉 소중한 사람과 지금의 밥 한 끼를 미루지 말자는 의미다. 선호 역시 마지막 10분을 어머니와 밥을 먹는데 사용했다.
특히나 선호처럼 우리는 평소에 바쁘다는 이유로, 혹은 나중에 호강시켜주겠다는 명목으로 어머니와의 소중한 밥 한 끼를 늘 미루고 있지는 않은가. 그러나 어머니가 정말 원하는 것은 매번 그냥 자식과 얼굴을 마주보며 먹는 밥 한 끼가 전부라는 것을 사실 어렴풋이 느끼고 있음에도 말이다.
여기서 임지규는 삶에서 단 10시간의 연장시간을 받아든 취준생 선호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로스타임이 끝나가는 순간 엄마를 떠올리며 전했던 내레이션과 하늘을 보며 “엄마밥 정말 맛있었다”고 말했던 마지막 한 마디가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그가 맡았던 역할은 취준생이라는 점에서 요즘 취업난으로 고생하고 있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높이기도 했다. 누구나 겪어봤을 그 막막한 시절, 취업을 하지 못해 오랜 시간 사귀어온 여자 친구도 다른 남자에게 뺏기고 아르바이트로 전전긍긍하던 시절을 말이다. 그때라면 더더욱 부모님의 효도는 다음으로 미루게 된다. 그리고 취업을 하고서도 더 성공해서 호강시켜주겠다며 부모님이 어떻게 나이 들어가시는지도 모른 채 앞만 보고 달리고 있지는 않은가.
‘로스타임’ 방송 말미에서는 중계를 맡은 김성주와 정성호가 자신들에게 로스타임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처럼 ‘로스타임’은 시청자들에게 죽기 전 마지막 단 몇 시간이 주어진다면 누구를 위해 그 소중한 시간을 쓸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웃음도 담고 의미도 담은 2부작이 아쉬운 웰메이드 드라마였다. / besodam@osen.co.kr
[사진] '로스타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