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럭개그의 1인자 이경규가 착한예능을 선보인다.
O tvN 새 예능프로그램 ‘예림이네 만물트럭’은 방송인 이경규와 그의 딸 이예림, 작곡가 겸 가수 유재환이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만물트럭을 끌고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가 시골 어르신들에게 유쾌한 활력을 선사하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시골의 정을 잘 알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눈을 뜨게 해주고, 사람의 정이 그리운 시골의 어르신들을 위해 일손을 돕고 말동무가 되어 준다는 기획의 ‘착한 예능’이다.
시골 오지마을에서는 생필품 하나 사는 것도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하는 것도 어렵다. 시내로 나가려면 오랜 시간 운전을 하고 나서야 하는데 어르신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정이 넘친다. 이경규는 이런 시골의 모습을 딸 이예림에게 보여주고 인생 공부를 시켜주고자 이번 프로그램을 출연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길 위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은 지금까지의 여느 여행 프로그램들과는 분명 달랐다.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1회에서는 이경규가 안동 오지마을로 향해 딸 이예림과 작곡가 겸 가수 유재환과 함께 만물트럭 장사에 본격 돌입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아무래도 장사의 대상이 어르신들이다 보니 이경규는 버럭 개그 대신 ‘일꾼’으로 변신했다. 어르신들의 요구를 단 한 번도 거절하지 않고 척척 해냈던 것. 오히려 힘든 일을 도맡아하며 유재환, 이예림을 이끌었다.
이에 이예림은 “원래 아버지는 툴툴거리다가도 한 번 마음 먹으면 끝까지 완성한다”고 칭찬할 정도. 시멘트값 4,500원을 지불하면 시멘트를 사다주고 갈라진 계단에 직접 발라주기까지 해 어르신들에게는 없어서 안 될 존재인 만물트럭이다.
무엇보다 21년째 만물트럭을 운영 중인 조병기 사장이 전했던 일화가 가장 마음을 아프게 했고, 만물트럭의 존재를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욕실에 홀로 쓰러져 사망한 한 어르신을 발견했다고. 언제 눈을 감았는지 조차도 알 수 없었다는 말에 오지마을 노인들의 현실이 느껴져 모두의 입안을 씁쓸하게 했다.
실제로 이들이 방문했던 한 어르신은 따뜻한 집 안으로 안내했다. 이에 세 사람은 기꺼이 어르신의 말동무가 돼 드리며 더 필요한 것은 없는지 살폈다. 그리고 추위를 막아주는 ‘뽁뽁이’를 설치해줬다. 단순히 장사하는 것이 아니라 정을 나누는 세 사람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 besodam@osen.co.kr
[사진] '예림이네 만물트럭'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