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차 배우가 연기를 배우는 학교에 입학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것을 해내게끔 만든 배우 이원종의 용기에 박수가 필요하다.
이원종은 지난 18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배우학교'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열린 마음으로 연기 수업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방송에서 이원종은 그 누구보다 적극적이었다. 롤모델 연기에서 '노틀담의 곱추' 콰지모도를 선택한 그는 땀이 절로 흐를 만큼의 열연으로 다른 동료들을 감동시켰다. 이원종의 연기를 본 학생들은 "감정에 몰입이 됐다"며 그의 연기를 칭찬했다.
단, 배우학교의 교장인 박신양의 비판은 피해갈 수 없었다. 박신양은 "연기가 느리다"라며 이원종의 연기를 지적했다.
처음엔 변명이었다. 그는 자기 자신이 왜 느리게 연기를 할 수 밖에 없었는지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온전히 캐릭터에 몰입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해서 연기와 자신 사이의 간격 때문에 망설이게 됐고 그러다 보니 연기가 느려졌다"는 박신양의 지적을 받고는 금세 수긍했다.
연기만 24년 해 온 이원종에게 이와 같은 비판은 다소 수긍하기 힘든 일일 수도 있다. 더군다나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배우가 자신의 연기를 지적한다는 것은 꽤나 자존심 상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배우학교'에서 보여준 이원종의 모습은 온전히 '학생'으로 돌아간 모습이었다. 24년차 연기 경력은 저 멀리 내려놓고, 연기를 처음 배우는 학생으로 돌아가 박신양의 말을 경청하고 마음에 담는 모습이었다.
다른 학생들도 그런 이원종의 모습에 많은 걸 느낀 듯한 모습이었다. 학생들은 박신양의 객관적인 평가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고 이원종은 "여기에 들어오기 전 그렇게 하기로 한거니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박신양의 비판을 언제든 수용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이후 이어진 수업에서도 이원종은 누구보다 열심이었다. 제일 큰 형으로서, 게다가 중년 나이의 남자로서 민망할 수 있는 발레 수업에 이원종은 적극적으로 참여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결국 이원종은 유병재와의 발레 상황극에서 1위를 거머쥐며 보람차게 수업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이원종'하면 '구마적'이라는 캐릭터가 저절로 떠오를 만큼 이원종은 구마적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인상깊은 연기를 남겼다. 캐릭터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는 것은 그만큼 배우가 연기를 잘했다는 뜻일 터. 이처럼 명연기를 선보인 이원종은 24년이라는 경력을 모두 내려놓은 채 학교에 입학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는 용기를 냈다. 그리고 그가 마음을 열어준 덕분에 교장 박신양도, 다른 학생들도 배우학교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때문에 활짝 열린 마음으로 학교에 함께 해준 이원종에게 박수가 필요한 이유다.
한편 '배우학교'는 연기 완생 박신양에게 찾아온 연기 미생 일곱 남자의 이야기로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 trio88@osen.co.kr
[사진] '배우학교'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