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작가 기안84가 ‘혼자남’ 생활을 보여줬다. 너무나도 현실적이면서도 치열했다. 웹툰작가의 치열한 삶이 가감 없이 드러났다.
19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혼자남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를 주제로 그려진 가운데 ‘패션왕’, ‘복학왕’을 연재한 웹툰 작가 기안84가 새롭게 출연했다.
이날 기안84는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11층에서 발견됐다. 이곳은 그의 작업실이다. 그는 “직원은 아니고 마감을 하고 못해서 회사로 잡혀 들어간 거다”고 설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기안84는 네이버 11층에 거주하는 수준이었다. 마감 날 회의실 바닥에서 잠을 잔 그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회사 화장실에서 씻었다. 식사는 구내식당을 이용했다. 알고 보니 그는 지금은 집을 구하고 있는 중으로 네이버 웹툰 담당자의 집을 본인 집처럼 이용하고 있었다.
사실 기안84에게 지금의 삶은 불편한 점은 딱히 없었다. 눈 뜨면 스토리를 구상하고 그림을 그리고 잠을 자는 것이 일상이었다. 이는 일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다. 이에 동료 이말년과 박태준은 그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며 그를 다독였다.
기안84는 웹툰을 직업을 삼은 이유를 털어놨다. 그는 “살면서 제일 열심히 한 게 철권과 석고 소묘다. 순수 미술 전공이었는데 그때는 미래가 안 보였다. 군대에서 웹툰이 나오더라. 말년엔 글을 많이 썼다. 전역하면 웹툰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제 소재가 다 제가 경험했던 거다. 경험을 해본 것밖에 그려본 적이 없어서 그것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에게도 고충은 있었다. 과거 공황장애를 앓았던 것을 회상했다. 그는 “낭떠러지에 서 있는 기분이다. 심해지면 정신을 잃는다고 하더라. 지금은 괜찮다”면서도 “‘복학왕’ 처음 연재된 날이었다. 걱정 많이 됐다. 1년 동안 쉬다가 돌아간 거니까. 강원도에서 차타고 오는데 이상하더라. 제가 저를 컨트롤 못할 것 같은 공포감이 들었다. 그때부터 고속도로를 잘 못 탄다. 심할 땐 우울증이랑 같이 온다. 겁나더라”고 말해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인기 웹툰 작가이지만 그는 늘 안주하지 않았다. 기안84는 “우기명이라는 캐릭터가 18살일 때부터 23살이 될 때까지 그렸다. 30살 될 때까지 독자랑 함께 커갔으면 좋겠다. 장가갈 때까지 그리고 싶다. 같이 커가는 만화를 그리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한편 ‘나 혼자 산다’는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 besodam@osen.co.kr
[사진] '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