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정준영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탁구공처럼 말과 행동을 예상할 수 없는 데다 엉뚱하고 발랄한 성격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겨왔다.
방송에 비춰진 그의 모습을 본 사람들은 한마디로 ‘4차원스럽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런 그에게서 발견하지 못했던 면이 있었으니 만화 ‘포켓몬스터’의 덕후라는 사실이다. 700여개의 캐릭터 이름은 물론 변천사도 꿰고 있어 놀라움을 안겼다.
지난 19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능력자들’에는 포켓몬스터 덕후로 정준영이 출연했다.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는데, 얼굴을 종이봉투로 가리고 이상 야릇한 엉덩이 춤을 춰 김구라로부터 “정상이 아니네”라는 말을 들었다.
그가 자신을 ‘포켓몬스터’ 덕후라고 밝히면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어렸을 때 포켓몬 마스터를 꿈꿨다. 중국에서는 TV 안테나 수신이 잘 맞춰지지 않아 시청하기 어려웠는데 엄마가 ‘한자를 100개 외우면 만화를 보여 준다’고 하셨다. 그걸 보기 위해 열심히 외웠었다”며 어렸을 때부터 포켓몬스터에 푹 빠져 살아왔음을 드러냈다.
제작진은 그의 ‘덕후력’을 측정하기 위해 초급-중급-고급 수준의 초등학생 ‘포켓몬 덕후’들을 스튜디오에 초대했다. 정준영 혼자서 이들과 각각 퀴즈 대결을 펼쳐 더 많은 문제를 맞힌 사람이 승리하는 방식으로 흘러갔다. 그 어느 누구도 정준영이 승리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그가 문제가 끝나기도 전에 답을 줄줄이 말하며 보는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웬만해선 놀라지 않는 은지원도 “정준영이 뭔가를 해낸다”면서 덕후력을 극찬했다.
좋은 성과를 거둔 정준영은 “흥미진진했다. 제가 이렇게 많이 알고 있는지 몰랐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이에 상금을 받으면 무엇을 하고 싶느냐는 질문에 “300만 원을 받으면 아이들의 어머니에게 각각 100만원씩 나눠주고 싶다. 나중에 아이들에게 포켓몬스터 장난감을 하나씩 사주길 바란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날 앞서 출연한 껌종이 수집 덕후에게 더 많은 표가 몰려 아쉽게 승리를 하지 못했다.
정준영은 KBS 2TV 예능 ‘1박2일’에서 잔머리를 굴리며 게임을 할 때는 천재인 것 같다가도 한 번씩 허술한 모습을 보여 매력을 발산한다. 제작진이 정준영 카드를 뽑아들며 선택이 역시나 옳았음을 증명해 보였다.
정준영 또한 덕후력을 한층 확고히 하기 위해 어떤 문제든 누구보다 열심히 달려드는 열정적인 모습으로, ‘능력자들’을 더욱 활기차게 만들며 웃음을 더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능력자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