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으로 시작해 휴먼드라마로 마감했다. MBC '무한도전-못친소 페스티벌2' 이야기다.
20일 방송된 '무한도전-못친소 페스티벌2' 특집은 기존 못친소 특집보다 감동이 더 배가됐다. 눈물까지 흘리는 참가자가 있을 줄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이었다.
'못친소' 특집은 '무한도전'의 대표 특집 중 하나이지만 특집을 더할수록 자극성이 더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번 편은 보다 잔잔하고 유쾌한 축제에 방점을 찍었다. '둥글게 둥글게'나 도넛 먹기 게임을 하고, 다 함께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고, 표정 연기로 답을 알아맞히는 스피드 게임을 했다.
한껏 꾸미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걸 '내려놓고' 즐기는 가운데 이들은 서서히 서로의 매력을 발견해 갔다. 실제로 '못생겼다'라고 단정해버리면 찬찬히 살펴보고 '그래도 이 점은 괜찮다'란 말이 나오는 게 사람의 심리. 외모적 단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나자 수두룩한 장점들이 빛났다.
이날 우현은 쟁쟁한 멤버들을 제치고 '최고의 매력남' F1에 선정됐다. '깨물어 주고 싶다'란 말이 나올 정도로 페스트벌을 가장 유쾌하게 즐기며 동생들을 다독거렸는데, 이 점에 멤버들에겐 '심쿵'으로 다가왔다. 첫 인상에서부터 압도적인 인상을 남겼던 우현은 결국 '왕좌'를 차지했다.
그런데 웃고 즐기자고 만든 자리가 다가 아니었다. 우현의 뭉클한 고백이 이어졌다. 그는 "연예인 되기 전에 외모를 비관한 적이 있었다. 거울을 보면서 절망하고 부모님을 원망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사람들이 나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다. 외모 아닌 무기가 내게 있더라. 그걸 갈고 닦았다. 잘생기진 않았지만 못난 것도 없는 우리니까 '못친'들이 주는 상을 기쁜 마음으로 받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로 이날 우현은 '얼굴로 말해요' 퀴즈 게임에서 연기자로서의 재능을 십분 발휘했다.
또 다른 발견은 시인 하상욱이다. 그는 마지막 '오늘의 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 결국 울컥하고 말았다. 하상욱은 이별을 앞두고 "회사를 다니다가 일을 두고 여러 가지 일을 했다. 하루도 마음이 편했던 적이 없었다. 맨날 꾸미고 사니까. 그런데 오늘 휴가를 받은 것 같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삼켰다.
화장실을 가는 시간조차 마음이 불편했다는 그에게 '못친소' 특집이 왜 특별했을까. 결국 '잘 보이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비단 하상욱 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러닝 차림의 화장기 없는 광희도, 바비와 신명나게 힙합 콜라보를 완성한 정준하도 어느 때보다도 편해보였다. 심지어 유재석의 진행도 다른 때보다 두드러지지 않았다. / nyc@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