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저녁을 먹고 거실에 오순도순 앉아있을 법한 시간이다. 그래서 이 시간대 공중파에서는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가족극을 편성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시청률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자극적인 소재로 범벅된 드라마도 다수 존재해 가족극이지만 온가족이 함께 보기 민망한 경우가 많았다.
이런 가운데 KBS 2TV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극본 정현정, 연출 김정규)은 싱글맘과 싱글대디가 인생의 두 번째 사랑을 만나게 되면서 가족들과의 갈등과 화해, 사랑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찾아가는 좌충우돌 감성코믹 가족극. 모두가 ‘이번에는 믿어도 될까’하는 생각으로 텔레비전 앞에 앉았다. 이 기대에 부응하듯 ‘아이가 다섯’은 힐링을 선사하는 가족극이라는 취지에 맞게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아이가 다섯’ 1회에서는 이상태(안재욱 분)와 안미정(소유진 분) 각각의 가족 이야기가 전개됐다. 자식이라면 끔찍이 생각하는 상태와 미정이 어떻게 홀로 아이를 키우게 됐는지 그 배경이 설명된 것. 상태는 아내와 사별한 후 싱글대디가 됐고, 미정은 전남편 윤인철(권오중 분)이 자신의 친구 강소영(왕빛나 분)와 불륜을 저지르면서 이혼해 싱글맘이 됐다.
직장을 다니면서 집안일과 아이들을 돌볼 수 없었던 상태는 처갓집에 들어가 장인, 장모를 모시며 아이들과 함께 살게 됐다. 미정은 아이들의 아버지가 불륜을 저질러 자신들을 버렸다는 걸 알려줄 수 없어 미국에 갔다고 거짓말을 했다.
두 사람의 배경과 현 상황은 정말 다르다. 한 쪽은 사별했고 한 쪽은 좋지 못하게 이혼했다는 것뿐만이 아니었다. 상태는 “살아있었더라면”이라며 전 부인을 그리워했지만, 미정은 “죽여버렸어야 했다”며 전 남편에 대한 증오심을 품고 있었다.
이들은 같은 회사 같은 팀이 되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아이가 다섯’은 제목에서 앞으로의 전개가 유추 가능했다. 상태에게는 자식이 두 명 있었고, 미정에게는 자식이 세 명 있었다. 합쳐서 다섯 명으로 두 사람이 앞으로 인연을 맺고 한 가정을 이룬다는 것이 예고된 것.
사별의 슬픔을 간직한 상태가 미정을 만나 치유되고, 믿었던 남편과 친구의 배신으로 인한 상처를 간직한 미정이 상태를 만나 치유되는 ‘힐링’극의 전개가 기대되는 바이다. 물론 불륜을 저지른 인철과 소영에 대한 통쾌한 응징도 곁들여 인과응보의 교훈을 더하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 besodam@osen.co.kr
[사진] '아이가 다섯'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