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의 삶을 최초로 스크린에 그린 영화 '동주'(이준익 감독)가 개봉을 기념해 본편에서 아쉽게 삭제된 영상을 공개해 눈길을 끈다.
'동주'는 이름도, 언어도, 꿈도 허락되지 않았던 1945년 평생의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시인 윤동주와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빛나던 청춘을 담은 작품. '동주' 측은 21일 가슴 아픈 진실을 알아야 한다는 이준익 감독의 의견으로 본편 삭제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동주와 몽규, 그리고 그들과 함께 문예지를 만들며 우정을 쌓은 친구 처중이 묶고 있는 하숙방에 일본경찰들이 왔다간 흔적으로 가득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틀에 한번 꼴로 특고 형사들이 와서 다 뒤져갔어 니들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댕기는 거니?”라며 걱정하는 처중에게 몽규는 “짐 정리 한 번 하려 그랬어”라는 농담을 던지며 담담한 척 하지만 수심이 가득하다.
방 정리를 하던 중 동주는 급히 벽 틈 사이에서 자신의 시가 적힌 원고를 찾고 몽규는 “얼른 필사해 놔”라며 처중에게 숨길 곳까지 알아봐달라고 한다. 이번 공개된 영상에서는 한글로는 시를 쓸 수 없었던 일제 시대의 암울한 현실과 일본경찰들의 철통 같은 감시로 뼈저린 좌절을 맛보면서도 신념을 굽히지 않았던 동주와 몽규의 모습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평생을 함께 한 오랜 벗 윤동주와 송몽규, 두 사람이 어떻게 시대를 이겨냈고, 그 시가 어떻게 이 땅에 남았는지 그 과정을 정중하게 영화에 담고 싶었다”며 시보다 찬란했던 두 청춘의 모습을 진심을 다해 담아낸 이준익 감독의 말처럼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잊혀지지 않을 진한 여운을 선사할 것이다.
'동주'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ujenej@osen.co.kr
[사진] 메가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