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투성이다. 사건이 벌어지기 전부터 진수가 죽은 당시, 심지어 죽은 후의 일까지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누구도 찬성한 적 없던 장기기증부터 증명할 수 없는 혈중 알코올 농도까지, 과연 진수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은 무엇일까.
지난 2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내 아들은 두 번 죽임을 당했다 - 배우 이상희 아들 LA 사망미스터리’라는 부제로 이상희 씨의 아들, 즉 진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5년 전 진수는 미국 LA의 한 고등학교를 다니던 중 같은 한인 유학생인 찬우(가명)와 몸싸움 끝에 사망했다. 그의 사망 원인은 둔기에 의한 대뇌출혈. 이로 인해 찬우는 구속됐고, 진수의 부모 역시 그가 마땅히 처벌 받은 줄로만 알았지만, 그는 불기소 처분을 받고 아무런 처벌 없이 한국으로 돌아온 상태였다.
그 이유는 이러했다. LA 경찰은 진수와 찬우가 싸움을 벌일 당시 진수가 먼저 찬우를 때렸고 그때 그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0.10%이라고 주장했다. 바로 이 점이 찬우가 정당방위로 불기소 처분을 받을 수 있는데 가장 큰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수의 엄마는 “진수가 날 닮아서 술을 전혀 못한다”라며 의문을 제기했고, 당시 함께 학교를 다녔던 친구들 역시 “진수가 먼저 때렸을 것 같지 않다”고 주장했다.
의문점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사건을 위해 변호사를 수소문하던 진수의 부모에게 자신을 현직 LA총영사라고 소개한 김씨가 도움을 자청한 것. 하지만 그는 사건의 기소여부에 대해서 그 어떤 답도 해주지 않았고, 결국 사건을 맡은 지 1년 후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건수임을 포기했다.
결국 사건은 다시 현재로 돌아왔다. 진수의 부모는 피나는 노력 끝에 한국에 재수사를 요청했고 마침내 5년 만에 기소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 결과는 LA에서와 다를 것이 없었다. 지난 18일 열린 1심 재판 결과 찬우의 행동을 폭행치사로 보기엔 증거가 미약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진수의 아빠 이상희 씨는 “너무 미안하다. 애비가 능력이 없어서 이렇게 끝까지 하늘나라에서조차도 마음 편히 못 있게 마음 아프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 끝까지 밝히겠다”고 말했다. 5년 동안 고통 속에서 살아온 그의 얼굴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아들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를 밝히기 위한 이들의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모든 이들이 받아들이고 납득할 수 있는, 충분한 인과관계와 증거를 가진 진실이 무엇인지, 그것이 알고 싶을 따름이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