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못친소 시즌2’ 특집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따끔한 교훈을 남겼다. 흔히 말하는 외적으로 잘생기지 않았다고 해도 누구나 갖고 있는 매력이라는 무기가 있다면 자신감을 갖고 당당하게 살아도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했다. 배우 우현과 시인 하상욱의 뭉클한 소감이 외모지상주의 사회에 지친 숱한 시청자들을 울렸다.
지난 20일 방송된 ‘무한도전’은 못생긴 친구를 소개한다는 ‘못친소 시즌2’의 세 번째 방송이 전파를 탔다. 외적으로 빼어나게 생기진 않았지만, 매력이 가득한 남자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진정한 ‘매력남’을 뽑는 구성이었다. 서로 장난스러운 놀이를 하고, 서로의 외모에 대해 가감 없이 농담을 던지면서 이들은 진솔한 매력을 뿜어댔다.
우현의 재치와 귀여운 매력, 하상욱의 짙은 감수성, 어떤 질문을 해도 친절하게 답하는 이봉주의 순박한 성격 등에 시청자들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서로 누가 더 얼굴이 못생겼는지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할지언정 ‘못친소 시즌2’가 진짜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외모가 아니었다. 외적인 모습은 통상적인 기준에 비해 떨어질 수 있어도 누구나 호감이 가는 매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
출연자들은 우현을 최고의 ‘매력남’으로 뽑은 후 “정말 귀엽다”(데프콘), “어떤 경기든 최선을 다하더라”(김태진), “외모가 보이지 않았다”(지석진), “진심을 다하면 고정관념이 깨진다는 것을 알았다”(광희) 등의 이유를 들었다. 이들의 말처럼 우현은 언제나 긍정적이었고 자신감이 넘쳤다. 못생겼지만 못나지 않은 이들은 ‘못친소 시즌2’의 축제의 장에서 반짝반짝 빛이 났다.
이날 축제는 서로에게 위로를 안기며 마무리 됐다. 하상욱은 “매일 꾸미고 살다가 오늘 처음 휴가를 받은 기분”이라면서 눈물을 보였고 “화장은 지웠지만 추억은 쓰여졌다”는 감성이 뚝뚝 묻어나는 소감을 밝혔다.
우현의 마지막 말 역시 감동적이었다. 그는 “연예인이 되기 전에 외모를 비관한 적이 있다. 거울을 보고 절망했다. 부모님을 원망한 적이 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외모와 상관 없이)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게도 무기가 있다. 무기를 갈고닦으니까 그 전에 생각했던 우현이라는 이미지가 바뀐 것을 알았다. 뭐 못난 것도 없는 우리들, 무기가 있는 최고들이 주는 상을 기쁜 마음으로 받겠다”라고 ‘무한도전’이 왜 못생긴 친구들을 한데 모아 놀이를 즐겼는지를 단번에 보여주는 말을 남겼다. 다양한 매력을 가진 출연자들이 신명나게 웃고 떠들면서 만든 재미 외에도 가슴 먹먹한 감동과 교훈이 있었다. ‘무한도전’은 또 다시 직설적이지 않게, 지루하지 않게 감동과 재미를 동시에 잡았다.
거창한 의도를 갖고 출연한 것은 아니겠지만, 제작진이 마련한 위안의 장에서 출연자들은 감동을 선사했다. 매력이라는 무기가 있는 최고의 출연자들은 외모를 가꿔야 살아남는 사회, 외모를 갈고닦기를 권장하는 사회에 던진 화두이기도 했다. 누구나 매력이 있고, 그 매력은 꼭 외모에서 기인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