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은 지웠지만 추억은 쓰여졌다”
시인 하상욱의 진심어린 말 한 마디가 모두를 눈물짓게 만들었다. ‘못친소’를 통해 힐링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반전을 선사한 것. 최고의 매력남으로 꼽힌 우현의 소감 역시 ‘못친소’의 기획의도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만들며 축제를 성황리에 끝마쳤다.
지난 20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못친소 페스티벌2’의 마지막 이야기가 그려졌다. 15시간을 함께 하는 동안 알게 모르게 정이 들었던 멤버들은 서로를 보듬고 위로하는 모습으로 ‘못친소’를 진정한 축제로 만들었다.
사실 ‘못친소 페스티벌’이 멤버들이 일면식도 없는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외모를 평가, 이들이 불쾌함을 느낄 수도 있지 않냐는 문제로 보기에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무한도전’은 국민 예능으로 불릴 만큼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예능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이처럼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길 수 있는 특집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하지만 이 같은 오해는 지난 방송을 통해 풀렸다. 외모가 아닌 다른 부분에서 매력을 찾자는 ‘못친소’의 취지가 잘 드러났기 때문. 처음에는 자신이 ‘못생겼다’라는 이유로 ‘못친소 페스티벌’에 초대됐다는 것에 못 마땅한 듯 했던 이들 역시 동심으로 돌아가 웃고 떠들며 진심으로 축제를 즐겼다. 메이크업과 의상 등 모든 허물을 벗어버린 순간부터 외모는 더 이상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다.
이러한 ‘못친소’의 취지가 가장 잘 드러난 순간은 하상욱이 출연 소감을 전한 때였다. 그는 “제가 회사 다니다가 회사를 그만두고 예전엔 전혀 하지 않을 것 같은 일들을 하고 다녔다. 그때부터 하루도 마음 편한 적이 없었다. 매일 꾸미고 사니까. 오늘 첫 휴가를 받은 것 같다. 내려놓으니까 휴가 같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당황한 멤버들은 그의 눈물을 닦아주고 안아주며 위로했고, 심지어 조세호와 몇몇 스태프들은 함께 눈물 흘리며 공감했다.
최고의 매력남으로 등극한 우현 역시 마찬가지. 그는 “솔직히 연예인 되기 전에 정말 외모를 비관한 적이 있었다. 거울을 보면서 절망하고 심지어는 부모님을 원망해 본 적도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사람들이 나를 좋아한다는 걸 조금씩 깨닫고 왜일까 내 스스로 찾아보니까 저에게도 뭔가 무기가 있더라. 그 무기를 조금씩 갈고 닦으니까 그 전에 생각했던 우현의 이미지가 많이 바뀐 걸 느꼈다. 잘생기진 못했지만 못난 것도 없는 우리들, 이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상을 기쁜 마음으로 받겠다”라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외모는 겉으로 보이는 매력의 일부분인 만큼, 결코 중요하지 않다고 말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외모를 그 사람의 전체로 보고 섣부른 판단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못친소’를 보는 시청자들의 시각 역시 전과 후로 나뉠 것이다. 처음에는 이들의 외모를 두고 ‘못친소에 출연할 만 한가, 아닌가’를 생각했다면, 지금은 ‘이 사람에게 이런 매력이 있었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모쪼록 ‘못친소’ 특집 역시 ‘무한도전스러운’ 방식으로 풀어낸 ‘무한도전’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무한도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