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같은 드라마.'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극본 김은희, 연출 김원석)을 향한 반응이다. 영화에서나 볼법한 연기파 배우들, 섬세한 디테일이 살아있는 연출과 대본,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에피소드, 뼈있는 메시지 등 모든 것들이, 잘 만들어진 영화 한 편을 집에서 감상하는 느낌이라는 것.
실제로 현재 10회까지 방송된 '시그널'은 과거와 현재가 무전으로 연결된다는 다소 황당할 수 있는 스토리를 배우들의 연기와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개연성을 불어넣고 있는 상황. 더욱이 볼수록 빠져드는 몰입감 있는 전개는 '숨을 쉴 수가 없다'는 평가가 매회 쏟아질 정도.
지난 20일 방송된 '시그널' 10회는 '숨 막히는' 전개의 절정이었다. 과거 범인에게 살해될 뻔 했던 기억을 트라우마로 안고 살아가던 차수현(김혜수 분)이 또 다시 해당 범인을 마주하게 되야하는 상황을 긴장감 있게 그려낸 것. 미세한 눈동자의 떨림이나, 마지막 순간 범인의 집 문을 여는 차수현의 눈에서 떨어진 눈물 등은 별다른 대사 없이도 충분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안방극장에 앉아서 시청을 하면서도, '왠지 자꾸만 영화 티켓값을 지불해야 될 것 같은 느낌을 준다'거나, '영화라면 천만영화가 될 것 같다'는 반응 등의 호평은 그야말로 쉴 새 없다.
특히 화성연쇄살인사건, 대도사건 등 다뤄지는 사건들이 과거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은 사건들이 다수였기에 작품 속에서나마 이를 해결해나가는 장기미제사건 팀의 활약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 것도 있다. 10회 말미 드러난 예고편의 인주시 여고생 집단 성폭행 사건 역시 과거 있었던 밀양시 여고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한듯한 인상이 짙다.
앞서 김원석 PD는 "'시그널'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해결 과정에서 사이다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딱 그대로다. 그 지점에서 시청자는 확실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시그널'이 정말로, 영화였더라면 어땠을까. 섬뜩한 스릴러라는 장르 특성상, 2008년 개봉한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추격자'가 기록한 507만명의 기록 정도에 그쳤을지, 아니면 현실을 꼬집는 내용에 적절한 오락성을 가미시켜 '베테랑'이나 '내부자들'처럼 천망명을 넘어섰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 tvN이라는 케이블 채널을 통해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시그널'은 이런 가정이나 상상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의 퀄리티로, 매주 2회 분량을 내보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연신 쏟아지는 호평과 함께, 시청률 역시 이에 응답하며 10%에 육박하는 기록으로 또 한 번의 tvN의 장르물 드라마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가고 있는 '시그널'이 마지막까지 그 완성도를 이어가 많은 이의 '인생 드라마'로 거듭날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 gato@osen.co.kr
[사진] '시그널'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