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를 키우는 건 참 힘들다. 아이들의 심리 상담을 하기 위해 직접 아동심리센터를 찾은 쌍둥이 이휘재의 모습만 봐도 그렇다. 태생적으로 라이벌 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는 두 아이는 성향마저도 반대였다. 이처럼 개성 넘치는 아이들을 데리고 일관적인 육아를 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세심한 관심이 필요한 일이라 아빠의 고생이 만만치 않을듯하다.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서언이와 서준이의 성향을 관찰하는 이휘재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아빠 이휘재는 서언과 서준에게 과자가 담긴 통 두 개를 주면서 "아빠가 올 때까지 먹지 말고 기다리라"고 주문했다. 여기에 대한 두 아이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서언은 유혹을 꼭 참고 과자를 하나도 먹지 않았지만, 서준은 아빠가 나가자마자 과자를 한꺼번에 들고 한입에 베어 물었다.
방문자가 와서 과자를 요구했을 때도 두 아이의 반응은 달랐다. 서언은 "과자를 달라"는 누나에게 "안 된다"며 과자를 주지 않았지만, 서준은 누나에게 "이걸 먹으라. 아빠가 주신 거다"라고 나눠 줬고, 아빠가 오자 "이걸 먹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전문가는 두 아이의 반응에 대해 "정상적"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서언이에 대해 "서언이는 상호작용하는 놀이를 좋아했다. 타인을 잘 이해하고 공감한다. 사회성이 적절하게 발달하고 있다"며 "실험 카메라에서도 서언이는 아빠의 지시를 듣고 따르려고 노력했다. 갈등도 참으려고 노력했다. 정서 조절 능력이 잘 발달했다. 지시에 순응하는 아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준이에 대해서는 "새로운 상황을 즐기고 호기심이 많다. 아빠가 나간 후에 뚜껑을 열어 과자 덥썩 물고 생각이 난 거다. 제자리에 갖다 놓았다. 아버님이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서준이가 더 많이 만들 가능성이 많다. 그게 서준이의 매력이고 끼일 수 있다. 아버님을 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 같은 차이는 아이들 중 한 아이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었다.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서준이는 그걸(지시) 깨고 싶어하는 아이다. 그게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서준이가 그렇게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서언이는 속상할 수 있다. 그런 마음을 살펴주고 읽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휘재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후 "서준이가 예측 못 하는 행동을 했다고 해서 너무 혼내지 말고, 서언이는 원리원칙을 잘 지키니까, 가끔 튀어 나가야 한다. 그런 것을 잘 안내해 주고 그런 아빠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후 아빠를 시험하는 일(?)이 벌어졌다. 두 아이가 다섯가지 코스로 이뤄진 어린이 드림팀 레이스를 펼치다 경쟁심으로 인해 서먹해지고 만 것. 서언이와 서준이는 달리기를 했고, 서준이가 승리를 거뒀다. 이후 두 아이는 다시 경쟁을 벌였는데 동생보다 시작이 늦었던 서언이가 눈물을 흘리며 속상해했다.
이휘재는 서언이를 달래고, 서준이를 데려온 뒤 두 아이를 화해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서로 어색한 분위기 속 외면하던 두 아이는 악수를 하고 포옹을 하라는 말에 억지로 이를 했지만 어색함은 여전했다. 결국 아빠에 의해 화해 열차에 태워진 두 아이는 서로 손을 잡고 의좋은 형제의 모습을 되찾았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이휘재는 "쌍둥이는 태어나자마자 둘이라서 숙명적인 라이벌이다. 이기고 지는 것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을 가르쳐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의 다툼 역시 라이벌 의식을 가진 두 아이의 서로 다른 성향 때문에 벌어진 헤프닝이었다. 서준이 드림팀 레이스를 즐기고 운동 능력에서도 잘 해냈다면, 조금 더 정서적인 서언이는 자신이 경쟁에서 뒤쳐지자 속상해 했으나, 이내 동생에게 먼저 다가가 화해를 청하고 사랑을 표현했다. 이처럼 장점도 단점도 다른 아이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아이들로 자라도록 돕는 것은 아빠 이휘재에게 남겨진 가장 큰 숙제일 것이다.
한편 '슈퍼맨이 돌아왔다'에는 이휘재와 서준·서언, 추성훈과 사랑, 이동국과 수아·설아·시안, 기태영과 로희, 이범수와 소을·다을 남매가 출연한다. /eujenej@osen.co.kr
[사진] '슈퍼맨이 돌아왔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