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 영웅' 박시후가 완벽하게 믿을만한 사람이 없다. 몸과 마음을 나눈 전 애인도, 의지했던 팀장조차, 모두 다 의심스러운 점 투성이다. 복수도, 정의실현도 다 좋지만, 우선은 믿을 사람 선별작업이 우선인 듯 하다.
지난 21일 방송된 OCN 주말드라마 '동네의 영웅'(극본 김관후, 연출 곽정환) 8회에서는 백시윤(박시후 분)을 둘러싼 복잡한 인물들이 마치 그물망처럼 펼쳐지고 엮이고를 반복했다. 적과 아군이 구분없이 혼재된 상황에서 백시윤은 "누굴 믿고, 누굴 믿지 말아야 할지"를 놓고 혼란스럽다.
백시윤은 현재 3년전 마카오에서 임무 중 자신의 팀을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고, 후배를 죽게 만들었던 게 누군가의 소행인지를 밝혀내고, 복수를 꾀한다. 이같은 과정에서 주변에서 살해당하는 전직 요원들 서준석(강남길), 황사장(송재호). 두 사람은 3년전 마카오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던 이들이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백시윤은 형사인 임태호(조성하)로부터 두 사람을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임태호의 의뢰로 자신을 감시하던 최찬규(이수혁), 바 아르바이트생 배정연(유리)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뉴타운을 건설하려는 윤상민(윤태영)과는 '그림자'로 활약하는 순간, 악연으로 엮였다.
믿었던 정수혁은 확실한 의심을 샀다. 그가 자신을 미행하고, 도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백시윤이 인지한 것. 다만, 키스와 동침까지 하며 믿음을 견고하게 다진듯 했던 서안(최윤소)은 황사장의 회고록 존재에 묘하게 눈빛이 변했지만, 시윤은 이를 눈치채지 못했다.
중앙정보국 전직 요원들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모두 뭉치지도 못하고, 오히려 의심까지 받았다. 판은 자꾸만 백시윤의 외로운 싸움처럼 꾸려지는 듯한 상황.
시청자는 알고, 시윤은 '아직' 모르는 내용들. 임태호는 선배였던 박선후(안석환)마저 배신하고 정의를 실현시키기로 마음 먹었다. 딸에게까지 이를 거듭 말하며, 전면에 나서게 된 것. 결국 시윤이 손을 잡아야 할 아군이다. 다만, 그가 믿었던 선배는 또 중앙정보국과 연결되어 있는만큼 그 역시 위태롭기는 마찬가지.
확실히 복잡하다. 감시하고, 감사하는 사람들이 또 감시를 당하고, 미행하고, 미행하는 이들이 미행당하는 설정이니 그럴 수 밖에. 선과 악으로 확실히 나눠지지도 않고, 여기저기 펼쳐질대로 펼쳐진 관계 구성도도 혼동스럽긴 하다.
시윤의 마음도 그렇다. 복수는 해야하는데, 정보는 없고, 믿고 도움을 요청할 만한 사람은 더더욱 애매모호하다. 홀로 나서기엔 맞서야 할 조직이 거대하고, 그가 지켜내야 할 사람은 너무 많다. 총 16회 중 중반을 막 넘어선 '동네의 영웅'이 악을 소탕하는 사회정의 실현의 모습을 중후반부에 속 시원하게 보여주려면, 하루빨리 시윤의 아군을 전열을 가다듬고 맞서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한편 '동네의 영웅'은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후배를 위해 복수를 준비하는 전직 비밀요원이 우리 동네 영웅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 gato@osen.co.kr
[사진] '동네의 영웅'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