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의 영웅’ 조성하가 소박해서 뭉클한 이 시대 아버지들의 모습을 보여줬다.
우리네 아버지들이 지고 있는 삶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렇기에 때로는 현실과 타협하기도 한다. OCN 주말드라마 ‘동네의 영웅’(연출 곽정한, 극본 김관후, 제작 스타제이엔터테인먼트)는 형사 임태호(조성하 분)를 통해 무거운 아버지의 삶을 담아내고 있다.
지난 21일 방송된 ‘동네의 영웅’ 8회에서 임태호는 양심에 따라 행동하기로 결심했다. 임태호는 그 동안 고교 선배인 박선후(안석환 분)로부터 은퇴한 전직 중앙정보국 요원들의 감시 업무를 하청 받아 진행해왔다. 그러던 중 자신의 회사에서 감시하던 인물 2명 서준석(강남길 분)과 황사장(송재호 분)이 살해당했다는 사실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이에 임태호는 비밀스럽게 살인사건의 배후를 조사했다. 먼저 임태호는 박선후의 사무실로 향했다. 이어 박선후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사무실을 뒤지던 중 곳곳에 설치된 CCTV를 발견, 거꾸로 박선후의 의중을 캐내기 위해 거짓 연기를 시작했다. 겁에 질린 듯 눈물을 흘리며 박선후에게 살인 사건 관련된 이야기를 물은 것이다.
이후 임태호는 박선후의 사무실로 향하는 윤상민(윤태영 분)을 목격했다. 윤상민은 문화거리에 한류코어몰을 세우기 위해 온갖 비리와 범죄를 일삼는 인물. 임태호는 박선후와 윤상민의 심상치 않은 관계를 의심하며 백시윤(박시후 분)을 찾아갔고, 그를 몰아세웠다. 현재 임태호는 백시윤 역시 살인과 관련이 있는 인물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 임태호는 수사하던 내용을 형사 선배에게 보고한 뒤, 하루라도 빨리 조사해 줄 것을 요구했다. 박선후와 배후에 있는 인물의 악행을 멈추게 하기 위해서였다. 임태호에게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할 수 있는 행동이다. 박선후는 임태호에게 적지 않은 돈을 제공해주는 인물이기 때문. 가족을 위해 빚을 갚아야 하는 임태호에게 박선후를 고발한 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집으로 돌아온 임태호는 홀로 술잔을 기울이며 딸에게 푸념했다. “아빠가 아무래도 오늘 사고 하나 친 것 같은데..”라고 말문을 연 임태호는 “아빠는 그런 생각밖에 없었어. 너희들이 컸을 때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잘못한 사람은 벌 받고, 아무도 억울하게 죽으면 안 되고”라며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어렵게 딸에게 속마음을 꺼낸 임태호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그의 앞에는 반쯤 채워진 술잔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임태호의 넋두리는 형사로서 양심을 지키고 싶은 마음과 가장으로서 아버지의 책임감 등이 얽혀 담겨 있었다. 특히 자식이 사는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좋게 만들고 싶은 아버지의 바람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조성하는 흔들리는 눈빛, 애처로운 목소리, 서글픈 표정 등으로 아버지 임태호의 감정을 오롯이 담아냈다. 극 중 임태호의 결심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 것인지, 또 배우 조성하가 다음 회에는 또 얼마나 몰입도 높은 연기를 보여줄 것인지 주목된다.
한편 ‘동네의 영웅’은 생활 밀착형 첩보 드라마로 임무 수행 중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후배를 위해 비밀을 파헤치며 복수를 준비하는 전직 비밀요원과 취업 준비생, 생계형 경찰이 작은 영웅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이다. ‘동네의 영웅’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밤 11시 OCN과 UXN에서 방송된다. / jmpyo@osen.co.kr
[사진] OC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