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드라마다.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은 타임 슬립을 소재로 하기 때문에 사건의 시간적 순서가 왔다 갔다 한다. 때문에 사소한 것들 하나하나까지 주목하지 않으면 극의 흐름을 따라가기 힘들다. 이처럼 최대한의 집중력을 요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더 쉽게 ‘옥에 티’를 발견하곤 한다. 완벽해 보이는 ‘시그널’도 ‘옥에 티’는 피해갈 수 없었다.
◇“헷갈려요”..오락가락하는 사망시각
지난 1월 23일 방송된 ‘시그널’ 2회에서는 해영(이제훈 분)이 1989년 재한(조진웅 분)과 무전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당시 재한은 경기 남부 연쇄살인사건 7차 피해자인 이계숙의 시신을 수색 중이었다. 해영은 재한에게 무전을 통해 “3번 국도 근처 아카시아 숲 옆 갈대밭에서 발견됐지 않냐”고 말했고, 재한은 그의 말대로 시신이 발견되자 혼란스러워했다. 그리고 1989년 11월 4일이라는 자막이 지나갔다.
여기서 오류는 7차 피해자 이계숙의 사망 시각이다. 해영은 장기미제전담팀에서 수사를 맡은 경기 남부 살인사건을 화이트보드에 정리했다. 해영의 화이트보드에는 앞서 자막에서 보여줬듯이 7차 피해자 이계숙이 1989년 11월 4일 오후 9시에 발견됐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수현(김혜수 분)의 수첩 내용은 다르다. 7차 피해자인 이계숙의 시신이 발견된 시각은 1989년 11월 3일 오후 9시로 적혀 있던 것. 무전으로 인한 개입 이후 변동된 사항은 8차부터였기 때문에 1차부터 7차까지는 전후가 바뀌지 않아야 한다. 무엇보다 무전 이전 사건의 내용은 모두 동일해야 한다. 따라서 수현의 수첩 내용이 단순한 옥에 티라고 볼 수 있다.
2회에서 또 하나 시간적 오류로 보이는 장면이 있다. 해영과 무선 한 다음 날인 11월 5일 낮 재한은 짝사랑하던 김원경의 뒤를 따라다녔다. 그리고 그날 밤 현풍역 기찻길에서 살아있는 이미선을 발견했다. 해영의 화이트보드 내용에 따르면, 어떻게 피해자는 그때까지 살아있을 수 있었을까.
또한 지난 1월 29일 방송된 ‘시그널’ 3회에서도 달라진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무전 이전 8차 피해자였던 이미선의 사망 시각이다. 2회 해영이 정리한 화이트보드에서는 이미선이 11월 4일 오후 11시 20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11월 5일 정오에 시신으로 발견됐다고 적혀있다. 그러나 3회에서는 이미선이 11월 5일 오후 9시 사망했다고 나와 있다. 이는 무전으로 인해 바뀌기 전 내용이기 때문에 일치해야 하는데, 2회와 3회의 내용이 맞지 않다.
이를 모두 종합해 보면, 무전 이전 이미선이 사망한 시각은 3회의 내용대로 11월 5일 오후 9시였고, 2회에서 해영의 화이트보드와 수현의 수첩 내용이 옥에 티라고 보는 것이 사건의 전개상 맞겠다.
◇“그럴 수도 있지”..웃고 넘기는 옥에 티
재미로 찾고 웃고 넘기는 옥에 티도 있다. 지난 5일 방송된 ‘시그널’ 5회에서는 1995년 대도사건을 수사 중인 재한과 2015년 해영의 무전이 그려졌다. 이때 수현은 당시 재한이 사용했던 수첩을 보며 그를 그리워했다. 그런데 재한의 수첩을 자세히 살펴보면 지도가 익숙하다. 네이버지도를 캡처한 것. 실제로 분당영덕여자고등학교를 검색하면 똑같은 화면을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서비스는 1999년부터 시작됐으니 시간적으로 맞지 않다.
지난 12회 ‘시그널’ 7회에서는 대도사건이 그려졌다. 재한은 신다혜가 블루 다이아 목걸이를 팔면서 금은방에 알려줬던 전화번호를 보고 그녀를 찾기 시작했다. 당시 다혜는 자신의 전화번호를 02-78-8269 라고 남겼다. 없는 번호였다. 재한은 뒤에 두 자리가 잘못된 번호라고 생각하고 수현에게 100통의 전화를 돌려 신다혜의 진짜 번호를 찾게 했다. 그러나 수현의 노트에는 02-78-3240 라는 번호가 적혀 있었다. 즉 8과 3이라는 차이가 옥에 티였다. / besodam@osen.co.kr
[사진] '시그널'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