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15승 듀오가 탄생할까.
15승은 특급 선발의 잣대다. 좌완 15승이라면 그 가치는 배가 된다. 삼성 라이온즈가 30년 만에 15승 듀오 배출에 도전한다. 장원삼(33)과 차우찬(29)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부터 144경기 체제로 운영돼 등판 기회가 늘어났다. 그만큼 15승 달성 가능성은 높아졌다.
장원삼은 2006년 데뷔 후 7차례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이 가운데 15승 고지 등극은 1차례. 2012년 17승을 거두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데뷔 첫 타이틀 획득과 더불어 투수 부문 골든 글러브까지 품에 안았다.

지난해 구위 저하 속에 두 차례 2군행 통보를 받는 등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장원삼은 정규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10월 5일 광주 KIA전서 10승 고지를 밟으며 선발 투수의 자존심을 지켰다. 두 번의 실패는 없다. 장원삼은 지난해의 부진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겨우내 착실히 몸을 만들었다.
류중일 감독은 "장원삼은 늘 10승 이상 해줬다. 지난해 힘겹게 10승을 달성했는데 올 시즌 15승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원삼은 "해마다 성적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반등의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변화도 필요하다"며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는 반드시 달성하고 싶다. 두 자릿수 승리는 선발 투수의 자존심과 같다"고 말했다.
차우찬은 삼성 마운드의 기둥이다. 지난해 선발진에 복귀해 개인 한 시즌 최다승 달성(13승) 뿐만 아니라 앤디 벤 헤켄(당시 넥센)을 제치고 탈삼진 부문 1위(194개)에 오르는 등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그리고 프리미어12 대표팀의 전천후 투수로서 맹활약을 펼치며 정상 등극에 큰 공을 세웠다.
이젠 차우찬의 이름 앞에 에이스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될 것 같다. 마운드에 오르면 확실히 막을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류중일 감독은 "차우찬이 선발을 맡는 게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라고 했다.
부상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다면 15승 달성은 무난할 듯. 차우찬은 30경기 선발 등판과 3점대 평균 자책점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그러기 위해 볼넷을 줄여야 한다. 볼넷 허용이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았다.
장원삼과 차우찬이 나란히 15승 고지에 오른다면 구단 역대 5번째 기록이다. 삼성은 1982년 창단 이후 4차례 15승 듀오를 배출한 바 있다. 1982년 권영호, 황규봉, 이선희가 나란히 15승씩 거두며 첫 단추를 끼웠다. 그리고 1984년부터 3년 연속 15승 듀오가 등장했다.
역대 최고의 원투 펀치로 꼽히는 김시진과 김일융의 활약은 단연 빛났다. 김시진과 김일융은 1984년 각각 19승과 16승을 거뒀고 이듬해 나란히 25승 고지를 밟으며 50승을 합작했다. 그리고 1986년에는 김시진(16승)과 성준(15승)이 네 번째 주인공이 됐다. /what@osen.co.kr
[사진] 장원삼-차우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