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가 그랬지만 이번엔 특히나 경쟁이 치열하다.
지상파 3사가 새롭게 선보이는 수목극 대전이 시작되기도 전에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KBS는 사전제작 드라마로 퀄리티를 높였고, MBC와 SBS는 대중에 인기가 높은 배우들을 섭렵해 캐스팅 단계부터 시선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KBS는 오는 24일 야심차게 준비해온 ‘태양의 후예’를 세상에 내놓는다. 이 드라마는 낯선 땅 극한의 환경에서 사랑과 성공을 꿈꾸는 군인과 의사를 통해 삶의 가치를 알린다. 100% 사전 제작된 드라마로 이미 촬영이 모두 완료됐다. 현재 침체된 KBS 드라마국을 구제해줄 것이라는 예상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주연을 맡은 송중기와 송혜교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나머지 경쟁작들이 잔뜩 어깨를 움츠린 모양새다.
몇 년 사이 KBS의 평일 미니시리즈가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는 건 사실이다. 물론 주말극에선 높은 시청률이 나오긴 하지만 50%대를 노리던 과거 전성기 시절에 비교하면 미약한 수준이다. KBS 내부적으로도 이번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군 제대 후 복귀를 알린 송중기와 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송혜교가 각각 군인과 의사로 분해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KBS 조인석 TV본부장은 지난 22일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완전 사전 제작돼 해외로 나간 큰 작품이다. 중국에서도 한국 동시 방송된다. 큰 성과를 내서 한국 드라마의 명성을 날리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리멤버’를 성공적으로 마친 SBS의 후속작 또한 만만치 않다. 새 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는 영화 ‘싱글즈’ ‘미녀는 괴로워’ 등을 집필한 노혜영 작가의 첫 드라마 데뷔작이다.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에 대본면에선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또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를 만든 신윤섭 감독의 복귀작이라는 점도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힘없는 자가 힘 있고 멋진 사람으로 태어나 다시 한 번 새로운 인생을 산다는 이야기인데 배우 정지훈, 오연서, 이민정, 김수로, 김인권, 라미란 이하늬 등이 라인업을 꾸려 기대를 높인다. ‘돌아와요 아저씨’는 ‘태양의 후예’와 첫 방송 날짜가 같아 한층 치열한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정지훈은 지난 19일 오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시청률 20%를 넘기면 배우들과 함께 무료 콘서트를 하겠다고 공약을 걸었다. “이 드라마가 ‘을’의 반란을 담고 있어서 회사원을 비롯한 다양한 시청자들을 초대하고 싶다. 저는 콘서트 내내 공연을 할 수도 있다고 자신했고, 오연서도 ”저는 아이돌 출신“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들의 바람대로 콘서트가 열릴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에 비해 MBC 새 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조금 더 늦게, 수목극 대전 열차를 타게 됐다. 내달 16일부터 방송을 시작하는데, 앞선 두 드라마에 비해 3주나 더 늦게 시작하는 것이어서 다소 불리한 위치에 서 있다. 하지만 포기하긴 이르다. 배우 이진욱과 문채원 김강우, 김태우, 전국환 등 연기는 물론 많은 팬들을 지닌 배우들이 장전을 마쳤기 때문이다.
대본리딩과 태국 촬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제작에 돌입하며 시청자들과 만날 준비에 들어갔다. 이 드라마는 황미나 작가의 원작 만화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모티브로, 한 남자의 강렬한 복수에 감성 멜로를 더하겠다는 계획이다. 화려한 캐스팅과 박진감 넘치는 해외 로케 촬영 소식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불어 드라마 ‘보고싶다’ ‘내 마음이 들리니’를 집필한 감성 멜로의 대가 문희정 작가와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기황후’의 한희 PD가 합심해 올 상반기 기대작으로 꼽힌다. 이진욱은 이진욱은 매사 긍정적이고 인간미 넘치는 사람이지만 절친한 친구에게 배신을 당하고 복수를 꿈꾸는 해군 특수부대 장교 차지원으로 돌아온다.
MBC 드라마국 측 관계자는 최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OSEN에 “‘태양의 후예’와 ‘돌아와요 아저씨’가 동 시간대 경쟁하게 돼 부담감이 크다. 저희 드라마는 해외 촬영으로 볼거리가 많다. 늦게 시작하지만 시청자들이 좋게 평가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수목극 대전은 언제나 치열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올 봄 펼치질 피튀기는 전쟁에서 과연 누가 승기를 잡게 될지 주목된다./ purplish@osen.co.kr
[사진] 각 방송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