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사랑, 더 어려워져..외로움에 무뎌진 기분"[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6.02.23 17: 01

배우 공유가 가슴 떨리는 설렘만을 주던 남자에서 진한 사랑의 냄새를 풍기는 남자로 돌아왔다. 그간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작품들로 여성 팬들의 마음에 불을 질렀던 공유는 이번엔 웃음기 싹 뺀, 정통 멜로로 팬들 앞에 선다.
어떻게 보면 '질퍽'하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 영화 '남과 여'에서 공유는 기홍 역을 맡아 운명적인 사랑, 상민을 향해 저돌적으로 다가서는 남자의 모습을 표현해냈다. 영화를 질퍽하다고 표현한 건, 그저 단순한 어른들의 사랑 이야기가 아닌 각각 아내와 남편이 있는 유부남, 유부녀들의 사랑을 담아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이를 보며 손가락질하고 욕을 하겠지만 '남과 여'는 모든 상황과 조건을 떠나, 진짜 사랑 앞에 선 남자와 여자를 오롯이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공유는 그 사랑 앞에 서 있는 위태로운 남자 기홍으로 분해 지금까지의 색깔과는 다른 로맨스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정통 멜로를 하고 싶었다던 공유는 정통 멜로에 대한 갈증은 물론, 함께 호흡을 맞출 상대가 '칸의 여왕', 전도연이라는 사실에 고민 없이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괜히 칸의 여왕이 아니더라고요"라며 연신 전도연에 대해 칭찬하던 그는 전도연의 연기를 가까이서 지켜보며 자기 자신을 많이 반성했다는 겸손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통 멜로는 처음이죠. 로맨틱 코미디 작품을 많이 하다가 이런 정통 멜로는 처음인데 되게 하고 싶었어요. 멜로가 아시다시피 시나리오가 잘 없잖아요. '남과 여'는 되게 오래된 시나리오인데 내 손까지 오게 됐고 처음에 받았을 때 기분이 좋았어요. 기다렸던 장르였고 전도연 선배와 같이 할 수 있어서 더 좋았죠. 멜로를 하게 된다면 전도연 선배와 하고 싶었는데 두 조건 다 맞아떨어져서 오래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전도연 선배의 연기를 가까이서 보면서 배우는 과정들이 되게 즐거웠죠.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저는 저 나름대로 섬세하다고 자부심이 있었는데 저는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괜히 칸의 여왕이 아니었어요. 하하. 굉장히 섬세하시더라고요. 옆에서 자극도 많이 받았고 더불어 시너지도 받았죠. 어려웠는데 덕분에 잘 버텨낼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왜 공유는 그토록 정통 멜로를 기다려왔던 것일까. 어른들의 사랑 이야기를 꼭 해보고 싶었단다. 3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그 나이대의 남자가 풍길 수 있는, 어른들의 사랑. 그것이 공유를 정통 멜로로 이끈 요인이었다. 그렇담 로맨틱 코미디로의 복귀는? 당분간은 힘들 것 같다.
"30대 후반이 되면서 이 정도 나이의 남자로서 내가 풍길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했는데 그것들을 어른들의 이야기 속에서 녹여내고 싶었던 것 같아요. 20대 때에 비하면 표정이나 눈빛 등, 그때는 표현하지 못 했던 것들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스스로의 기대감이 있었죠. 말랑말랑한 사랑 이야기보다는 깊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다시 로맨틱 코미디요? 저 이제 나이가 너무 많아서 괜찮을까요. 아직 젊게, 좋게 봐주시는 건 감사한데 나이가 많아서 하려고 하니 오글거리는 부분은 있네요. 하하하."
진짜 사랑 이야기를 다뤘으니, 공유는 진짜 사랑을 배우게 됐을까. 오히려 '남과 여' 이후 사랑이 더 어려워졌단다. 이제는 외로움에 무뎌진 것 같다는 그는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옆에 사람을 두는 건 좋은 일이 아니라며 사랑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남과 여'를 찍고 나니까 사랑이 더 어려워지는 것 같던데요.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하하. 다 찍고 영화를 접하고 난 이후의 마음은 착 가라앉는 느낌이에요. 뽀송뽀송 피어오르는 느낌은 아니었어요. 사랑이 참 가깝고도 먼 것 같고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너무 어려운 것 같고. 사랑에 대한 두려움이 들면 들었지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었던 것 같아요. 이제는 외로움에 강해진 것 같아요. 무뎌진 거죠. 외로우면 외로운 데로 흘러가고 있어요. 어릴 때보다는 외로움에 휘둘리지 않는 것 같아요. 아무리 외롭고 힘들어도 그 순간을 견디는 편이죠.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사람을 내 옆에 둔다는 건 그 사람한테도 할 짓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 trio88@osen.co.kr
[사진] 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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