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라줘서 고마워”라는 말은 배우 김소현을 위한 말 같다. 유난히 작은 얼굴에 커다란 눈망울, 감정 연기도 좋아 눈에 띄었다. 어느덧 아역스타에서 어엿한 여배우로 성장했다. 그리고 영화 ‘순정’(감독 이은희)으로 남성 관객들이 마음 속에 있는 첫사랑 판타지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신(新) 국민첫사랑의 탄생을 알렸다.
1999년생으로 올해 18살이 된 김소현은 이보영, 이다해, 윤은혜, 김민서 등 많은 여배우들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며 탄탄한 연기 경력을 쌓아왔다. 특히 손예진의 어린 시절을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는데, 올해 개봉이 예정된 영화 ‘덕혜옹주’에서 어린 덕혜옹주 역을 맡아 손예진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게 됐다. 손예진을 닮은 건 외모뿐만이 아니라 청순한 여자 연예인만 맡는다는 한 음료 광고도 찍게 됐다. 국민첫사랑의 계보를 착실하게 잇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신 국민첫사랑이라는 수식어를 제대로 붙여줄 작품을 만나게 됐다. 앞으로 김소현은 국민첫사랑 계보에 대표작 ‘순정’으로 함께 이름을 올릴 것이다.
그가 출연하는 ‘순정’은 라디오 생방송 도중 DJ에게 도착한 23년 전 과거에서 온 편지를 통해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애틋한 첫사랑과 다섯 친구들의 우정을 담은 감성드라마다.
시간적 배경은 1991년, 공간적 배경은 전남 고흥의 섬마을. 그 어느 것 하나도 첫사랑의 향수를 자극하지 않는 것이 없는 아련한 멜로 영화다. 특히 이런 영화에서 여자주인공이 얼마나 첫사랑의 환상을 잘 살려주느냐가 포인트인데, 김소현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순수했던 첫사랑의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김소현은 ‘순정’에서 한쪽 다리를 절어 섬마을 밖 세상에는 쉽게 나가지 못하는 수옥 역을 맡았다. 그렇다고 매일 우울하게 방에 있는 수동적인 캐릭터는 아니다. 범실(도경수 분)을 비롯해 산돌(연준석 분), 길자(주다영 분), 개덕(이다윗 분) 오총사들과 함께 어울리며 사고도 친다. 수옥의 꽤 활달한 성격과 오총사의 우정을 함께 그린다는 점이 ‘순정’의 차이점이 된다.
범실의 순수한 사랑의 종착역인 수옥의 매력이 폭발하는 장면은 많고 많지만, 그 중 가장 회자되는 장면은 ‘보라빛 향기’를 열창하는 것과 범실의 우산키스를 받는 장면이다. 무엇보다 ‘보라빛 향기’는 1990년 남성들의 마음에 불을 지른 청순의 대명사 강수지의 데뷔곡. 김소현의 청순한 이미지를 배가시키기에 충분하다. 또한 비오는 날 수옥의 입술 대신 우산에 입을 맞추는 범실로 인해 탄생한 우산키스 신은 닿을 듯 닿지 않는 첫사랑의 아련함을 더해준다. 범실의 순수하면서도 뜨거운 사랑이 있어 수옥은 더욱 빛나 보인다.
김소현이 국민첫사랑으로 떠오른 ‘순정’은 24일 개봉한다. / besodam@osen.co.kr
[사진] OSEN DB, '순정'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