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나르샤' 윤균상이 자신의 목숨까지 걸고 유아인을 지켜냈다. 그리고 유아인은 이런 윤균상의 손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 윤균상 역시 유아인을 향한 충성심을 드러냈다. 위기를 함께 극복해나가는 과정에서 그려지는 두 사람의 믿음은 애틋함 그 자체였다.
지난 23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 42회에서 무휼(윤균상 분)은 훗날 명의 3대 황제 영락제가 되는 주체(문종원 분)에 맞서 이방원(유아인 분)을 보호했다. 이방원은 이런 무휼을 이용해 위기를 넘기는가 했다.
하지만 주체는 무휼을 죽이겠다고 했고, 이방원은 "자신의 주군이 모욕을 당하고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데 호위무사가 어찌 가만히 있겠나"라며 무휼을 어떻게든 살리려 애썼다. 결국 이방원은 무휼이 싸우다 죽을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었고, 무휼에게는 "니가 살아야 나도 산다"며 꼭 살 수 있기를 기원했다.
검술은 약할지 몰라도 놀라운 괴력과 타고난 배짱의 소유자인 무휼은 결국 상대를 제압해 승리했다. 이 때 무휼은 소원으로 주체의 호위무사를 살려달라고 청했다. 그는 "뭔가를 지키는 사람들은 서로 통하는 게 있다. 다시 지키고 싶을거다. 더 잘 지켜낼 거다"라고 무사로서의 소신을 밝혔다. 소중한 이들을 지키기 위해 무사가 되기로 결심한 무휼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이는 이방원 뿐만 아니라 주체의 마음까지 흔들었다. 주체는 이방원의 뜻대로 요동을 통과시켜주겠다고 했는데, 이 때 내건 조건이 바로 무휼이었다. 이방원은 남경에 다녀오는 길에 목숨을 걸고 다시 무휼을 찾겠다는 마음으로 이를 수락했다. 그리고 무휼에게 시간을 헛되이 쓰지 말고 배움을 익히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방원은 "새 나라 조선의 제일검은 무휼 이 놈이어야 한다"고 했고 무휼은 "이 곳의 무사들 다 씹어 먹겠다"고 다짐했다.
이 장면은 이방원이 무휼을 얼마나 아끼고 있는지, 또 무휼이 얼마나 이방원을 믿고 따르는지를 확실하게 알 수 있게 했다. 특히 서로를 바라보는 유아인과 윤균상의 깊은 눈빛과 결연한 표정은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앞서 무휼은 이방원의 헤쳐나가는 추진력과 판단력 등에 탄복했고, 그와 함께하며 소중한 이들을 지키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이방원은 이런 무휼의 꿈을 이뤄주기 위한 바른 정치를 하기로 결심했었다. 물론 이방원의 잔혹한 성정에 흔들릴 때도 있었다.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지금껏 달려왔는데, 오히려 잘못도 없는 사람을 죽여야 한다는 것이 무휼에게는 괴롭고 혼란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무휼은 늘 이방원의 옆을 지켰다. 그리고 결국 무휼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이방원을 끝까지 지켜내며 호위무사로서 완벽히 성장을 했다. 이제 철부지, 어린 애 같은 무휼은 없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경험하고, 또 많은 것을 느꼈기 때문. 그리고 그 안에서 이방원과 형성한 굳건한 믿음은 그 어떤 사랑보다 더 애틋하고 뭉클한 감정을 이끌어내고 있다.
결국 이방원은 무사히 무휼에게도 돌아왔다. 이방원의 말대로 그간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무휼은 이방원과 함께 조선으로 돌아가 또 다른 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하지만 가만히 당하고 있을 이방원이 아니다. 더욱 잔혹해질 이방원과 그를 지킬 무사 무휼은 앞으로 남은 8회 동안 또 어떤 쫄깃한 이야기를 이끌어낼지 기대가 더해진다.
한편, '육룡이 나르샤'는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이방원을 중심으로 한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 스토리를 다룬 팩션 사극이다. /parkjy@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