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인더트랩’ 박해진이 보고 싶다. 아무리 박해진 캐릭터가 학교를 떠나 회사에서 주로 머문다만, 남자주인공의 얼굴을 찾기가 이리도 힘들어서야 되겠나. 박해진을 보고 싶다는 시청자들의 말이 2회째 쏟아지고 있다.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극본 김남희 고선희, 연출 이윤정, 이하 ‘치인트’)은 위험한 본성을 숨긴 완벽 스펙남과 유일하게 그의 본모습을 꿰뚫어본 비범한 여대생의 숨 막히는 로맨스 드라마. 동명의 미완결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지금까지 전개상 결말까지의 내용은 드라마 제작진들이 새롭게 창조하게 된다.
이 드라마에서는 똑 부러진 성격의 여자 주인공 홍설(김고은 분)과 모든 것이 완벽하고 다정한 성격의 유정(박해진 분) 그리고 툴툴대지만 계속해서 신경 써주는 백인호(서강준 분)를 비롯해 다양한 캐릭터들이 사랑받아왔다. 이들을 둘러싼 대학 캠퍼스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는 것도 공감대를 높이는데 한몫했다.
즉 ‘치인트’의 인기를 견인한 것은 흔한 삼각관계 같은 전개가 아니었다는 거다. 그러나 지난 22일 방송된 13회분에서는 설과 인호가 포옹했고, 23일 방송된 14회분에서는 인호가 설에게 한 달의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설은 유정과 사귀는 사이이지만, 인호에게 마음을 써왔던 것이 사실이고 그것이 인호가 비집고 들어갈 여지를 준 것도 역시 사실이다.
이날 설은 인호의 행동에 분명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정은 학교를 떠나 회사에 있었고, 설은 인호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됐다. 유정이 다른 이유가 아니더라도 이미 설에게 어떠한 형태로라도 불안감을 표현할 이유는 충분했다. 그러나 어찌된 것인지 유정의 모습은 드라마 중반부가 넘어가도 볼 수 없었다.
유정은 설을 위해 조용히 움직였다. 설에게 줬던 자신의 족보를 훔쳐 시험에 통과한 상철(문지윤 분)을 응징했다. 인하(이성경 분)가 말했듯이 유정의 복수 방법은 간단하다. ‘이에는 이’처럼 ‘족보엔 족보’였다. 유정으로 인해 상철은 정규직 취업도, 태랑그룹의 인턴 취업도 모두 물거품이 됐다.
이런 유정의 모습을 다소 섬뜩하게 그려낸 것은 유감이다. 유정이 말했듯 자신의 것은 소중하고 다른 사람의 것은 빼앗아도 되는 그런 사고방식을 가진 상철은 한 번쯤 뼈저리게 그 사실을 깨우쳐야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상철에게 피해를 본 이가 자신의 여자 친구였다면 더욱 유정이 나설 이유가 충분했다.
유정은 자신의 본모습을 또 다시 보였다. 하지만 그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설의 모습에 시청자들도 함께 안도했을지 모르겠다. / besodam@osen.co.kr
[사진] '치인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