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악역임은 분명하다. 섬뜩한 악행으로 시청자들의 공분을 산 동시에 ‘규블리’(남규만+러블리)라는 깜찍한 별명이 붙은 걸 보면 말이다. 배우 남궁민이 악역을 벗고 자신의 러블리한 매력을 입증했다.
24일 오후 방송된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이하 ‘컬투쇼’)에는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이하 ‘리멤버’)에서 살벌한 악역 남규만으로 열연을 펼친 남궁민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남궁민은 “이제 남규만을 벗어내려고 한다. 제 성격과 정반대 역할을 하느라 힘들었다”며 종영 후 소감을 전했다. 실제 그의 성격에 대해서는 컬투가 입증했다. 컬투는 “되게 부드럽고 섬세하다”며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도 섬세하고 로맨틱했다”고 말했다. 이에 남궁민은 “어떤 게 제 모습인지 모르겠다. 조용한 스타일인데 나이 먹어가면서 조금씩 바뀌어가는 것 같다”며 웃음 지었다.
남궁민은 ‘리멤버’에서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남규만 역으로 부러뜨린 소품값만 천 만원이 넘는다고. 그는 “감독님이 이런 걸 안 아끼신다. 노트북도 아까웠다. 제가 자동차 유리 깨는 신이 있었다. 앞 유리만 네 개정도 준비하셨다. 밥상 뒤집는 연기는 제가 국내에서 1등인 것 같다. 단 한 번도 두 번 해본 적이 없다. 뭔가 부러뜨리고 뒤집는 건 한 번에 했다. 이번에도 많았는데 NG 없이 한 번에 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도 남규만 역에 동화되는 부분이 있었을 터. 그는 ‘실제로 분노조절장애가 생겼냐’는 질문에 “좀 생긴 것 같다. 제가 오늘도 사실 들어오기 전에 사진을 찍었는데 디카에서 휴대폰으로 옮기는데 매니저가 잘 못 하더라. 평소 같았으면 참았을 텐데 이 카메라 다시는 가져오지 말라고 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남규만이라는 희대의 악역이 주는 생활의 편안함도 있었다. 그는 “그전에 부드러운 이미지였을 때는 어디 가서 웃고 있지 않으면 화났냐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인상 쓰고 있으면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간다”며 장점을 밝히기도.
웃는 모습만 봐도 무섭다는 반응에 남궁민은 “부드러운 남자”라며 항변했다. 그는 “사람들이 웃는 모습만 봐도 무섭다고 하더라. 물병 들면 물병으로 찍어버릴 것 같다고 한다”며 난감해 하면서도 “저 부드러운 남자예요. 이 새끼들 알았어? 모르면 죽는다”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이를 입증하듯 실제로는 허술한 면이 많다. 남궁민은 젓가락질을 못해서 밥 먹는 신에서 숟가락으로 국만 퍼먹었던 사연과 운전면허증 발급 받으러 두 번이나 갔던 사연을 밝혔다. 이에 대해 그는 “스스로는 굉장히 꼼꼼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하나는 부족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남궁민은 앞으로 영화감독으로 나설 계획이다. 그는 “단편 영화를 제작했다. 이동휘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연기파 배우들이 나오니 많이 기대해 달라. 시나리오도 제작도 다 제가 했다.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라고 생각하시면 되겠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신스틸러에서 영화감독으로 변신하는 남궁민의 폭넓은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 besodam@osen.co.kr
[사진] '컬투쇼' 보이는 라디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