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88’에 이어 ‘치즈인더트랩’ 역시 삼각관계로 인해 시끌벅적하다. 두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쓸쓸하게 지켜보다가 결국 자리를 비켜주는 연적으로 여겨졌던 이들이 갑자기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삼각관계의 추가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팽팽해지면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tvN ‘응답하라 1988’은 박보검이 그랬고, ‘치즈인더트랩’은 서강준이 인기 급상승의 홍역을 치르고 있다.
‘치즈인더트랩’이 중반 이후 유정(박해진 분)의 과거 친구이지만 현재는 서로를 불편하게 여기는 백인호(서강준 분)가 유정만큼이나 인기를 누리게 되면서 삼각관계의 향방이 알 수 없게 전개되고 있다. 인호는 그동안 안타까운 짝사랑남으로 그려졌지만, 인호를 연기하는 서강준에 대한 시청자들의 지지가 커지면서 박해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인기 축으로 성장했다.
특히 제작진이 유정의 연인인 홍설(김고은 분)이 인호의 짝사랑에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담으면서 유정을 응원하는 팬들과 인호를 응원하는 팬들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보통 로맨스 드라마에서는 진작 연애 레이스에서 나가떨어졌을 인물이 인호인데, ‘치즈인더트랩’은 인호에 대한 애정을 듬뿍 드러내는 시청자들이 상당해 제작진 역시 유정과 인호 둘의 감정을 나란히 배치하며 안방극장에 극적 재미를 위한 혼란을 유발하고 있다.
제작진은 원작 웹툰에 비해 비중이 커진 인호에 대한 일부 시청자들의 볼멘소리에 대해 “드라마만의 결말을 만들겠다”라고 밝힌 상태. 어떻게 보면 인호를 연기하는 서강준이 워낙 드라마에서 멋있게 나오고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시청자들에게 자신이 연기하는 감정을 잘 설득시켜서 벌어진 일이기도 하다.
서강준 뿐만 아니라 tvN이 키운 박보검은 지난 겨울 안방극장의 대형 폭탄을 터뜨린 바 있다. 박보검은 ‘응답하라 1988’에서 상당수가 혜리의 극중 남편일 것이라고 예상했던 류준열을 제치고 남편의 자리를 꿰찼다. 이 드라마 역시 중반 이후 박보검과 류준열의 인기가 나란히 급상승하면서 누가 남편이 될 것이냐를 두고 상당히 논란이 많았다. 팬들 사이에서 격렬한 입씨름이 벌어지고, 현재까지도 결말의 정당성을 두고 논란이 있다.
결국에 드라마 시청자들이 작품을 볼 때 어떤 한 인물에 감정을 이입해서 본다는 것을 감안하면 박보검이나 서강준의 인기 급상승은 드라마에 대한 평가를 좌지우지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어떤 배우에게 마음을 쓰면서 드라마를 보느냐에 따라 제작진이 그려나가는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기 때문. 누군가에게는 ‘응답하라 1988’에서 덕선(혜리 분)의 남편을 연기했던 김주혁이 박보검의 성인이라는 사실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치즈인더트랩’에서 분량이 많이 줄어든 유정의 감정이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질 수도 있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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