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인 정통 멜로 영화가 극장가에 출격한다. 배우 전도연과 공유가 주연을 맡은 영화 '남과 여'가 그것이다. 이 영화는 '여자 정혜', '멋진 하루' 등을 연출한 이윤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개봉 전부터 감성적인 정통 멜로를 기대하게 했다.
현재 극장가는 B급 히어로 '데드풀'이 박스오피스 최상위권을 잡고 있는 상황. 거기에 개봉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던 영화 '귀향'이 복병으로 등판, 개봉 첫날부터 심상치 않은 성적을 냈다. 더불어 900만을 넘기며 롱런하고 있는 '검사외전'과 윤동주 시인의 삶을 그린 '동주',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 '좋아해줘' 등이 고루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영화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출사표를 던진 '남과 여'는 정통 멜로라는, 이제는 흔치 않은 장르를 무기로 앞세웠다. 소위 '남자 영화'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극장가에서 보기 어려운 멜로 장르의 특별함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출연: 전도연, 공유, 박병은, 이미소
줄거리: 핀란드 헬싱키, 어느 국제학교에서 만난 상민(전도연 분)과 기홍(공유 분)은 자녀들을 캠프장으로 보내고 난 뒤, 걱정되는 마음에 함께 캠프장에 가보기로 한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갔다 돌아오는 길, 폭설로 도로가 폐쇄되고 두 사람은 하얀 숲 속 오두막에 들어가게 된다. 어색함도 잠시, 서로에게 끌림을 느꼈던 둘은 짧은 시간 깊은 사랑을 나눈다. 서로의 이름도 모른 채 헤어진 지 8개월. 기홍은 운명처럼 상민의 앞에 나타나고 두 사람은 다시 걷잡을 수 없는 감정 속에 빠져 들어간다.
관전포인트: 두 배우의 조합이 관전포인트다. 충무로 여제 전도연이 섬세한 내면 연기로 극을 이끈다면, 2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공유가 매력적인 면모로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훔친다. '불륜'이라는 다소 파격적이고 위험한 소재를 다루지만, 전도연과 공유는 거부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진 두 인물의 심리를 치밀하게 그려낸다.
그 밖에 주목할 점: 장소는 멜로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때때로 서로 끌림을 느끼는 남·녀가 사랑에 빠질 수 있도록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이 운명적이고 필연적인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윤기 감독은 두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게 될 장소로 북유럽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를 택했다. 영화 속 펼쳐지는 눈 덮힌 헬싱키의 풍광은 아름다우면서도 낯설다. 감독은 "사랑도 낯선 여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생소한 곳을 영화의 배경으로 선택한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eujenej@osen.co.kr
[사진] '남과 여'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