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극 대전에 불이 붙었다. 송중기-송혜교가 힘을 합친 KBS 2TV '태양의 후예'의 독주를 예상한 이들이 많았지만 아니나다를까 SBS가 복병이었다. '돌아와요 아저씨'가 '웃픈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24일 첫 방송된 SBS 새 수목 드라마 '돌아와요 아저씨' 1회에서 김영수(김인권 분)는 낯선 곳에서 잠들었다가 일어났다. 그의 곁에는 숨이 넘어갈 듯한 한기탁(김수로 분)이 누워 있었다. 김영수는 그를 살려냈지만 이내 그곳이 저승임을 알게 됐다.
김영수는 건물에서 떨어져 죽었고 한기탁은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 곧바로 생전 둘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김영수와 한기탁은 각각 '사회의 을', '사랑의 을'이었다. '갑'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을'은 초라할 뿐이었다.
김영수는 백화점에 근무하며 상사에게 굽신거렸다. 결혼기념일인데도 아내 신다혜(이민정 분)와 데이트는 커녕 상을 당한 상사의 빈소에서 허드렛일까지 했다. 회식 자리에선 이마로 폭탄주를 말았고 부하 직원에게는 입점 비리 음모로 소화기 분말 세례까지 받았다.
한기탁은 백화점 사장 차재국(최원영 분)과 이혼 후 연하의 모델과 스캔들에 휩싸인 첫사랑 송이연(이하늬 분)을 외면하고자 했다. 송이연은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또다시 한기탁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한기탁은 송이연에게 배신당한 상처로 매몰차게 돌아섰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모질지 못했다. 송이연의 스캔들 상대를 찾아가 차재국의 만들어 낸 루머라는 진실을 녹음기에 담았다. 송이연은 눈물을 흘리며 한기탁에게 고마워했다. 한기탁은 다신 보지 말자고 했지만 울고 있는 그를 안았다.
그 순간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한기탁은 사진을 찍은 파파라치를 쫓아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같은 시각 김영수는 백화점 플래카드가 풀어진 걸 보고 건물 위로 올라갔다가 정신을 잃고 추락했다. 둘은 그렇게 같은 시간 세상을 떠났다.
나란히 천국행 기차에 탄 김영수와 한기탁은 이승에 두고 온 이들을 떠올렸다. 특히 김영수는 아내와 딸 김한나(이레 분)를 생각하며 폭풍 눈물을 흘렸다. 의도치 않게 죽은 상황이라 그의 억울함은 더욱 컸다. 한기탁 역시 송이연과 추억을 회상하며 슬퍼했다.
김영수는 남은 가족들 때문에 이승으로 돌아가겠다고 소리쳤다. 천국행 기차의 승무원은 그런 김영수를 제압하고자 했다. 이때 한기탁이 김영수를 돕고자 나섰다. 둘은 차내에서 난동을 부리다가 도망쳤고 과감하게 기차에서 뛰어내렸다.
이어진 예고편에서 두 사람은 다행히 환생하게 됐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김영수는 꽃미남 이해준(정지훈 분)으로 변했고 한기탁은 절세미녀 한홍난(오연서 분)으로 성별까지 바뀌고 말았다. 이해준은 김영수의 아내 신다혜와 엮었고 한홍난은 걸크러시 매력을 예고했다.
울고 웃다 보니 1회가 금세 끝이 났다. '돌아와요 아저씨'는 130억 원 제작비를 동원한 대작 '태양의 후예'와 또 다른 매력으로 안방 시청자들을 품었다. 눈물과 웃음, 감동과 재미를 동시에 유발하는 '웃픈 드라마'가 탄생했다. 덕분에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한 수목극 전쟁이 시작됐다.
'돌아와요 아저씨'는 아사다 지로의 '츠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을 원작으로 한다. 두 저승 동창생들의 좌충우돌 이승 귀환기를 그려낸 휴먼 판타지 코믹 드라마다. 정지훈, 김수로, 김인권, 이민정, 이하늬, 오연서, 최원영, 윤박, 라미란, 이레 등이 출연한다. /comet568@osen.co.kr
[사진] '돌아와요 아저씨'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