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한 번 더 해피엔딩’이 수목극 시청률 꼴지로 주저앉았다. 양 옆에서 죄어오는 KBS2 ‘태양의 후예’와 SBS ‘돌아와요 아저씨’의 공격 때문이다. 25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집계를 보면 전날(24일) 첫 방송된 ‘태양의 후예’는 전국 기준 14.3%를 기록해 6.6%를 기록한 ‘돌아와요 아저씨’, 5%를 나타낸 ‘한 번 더 해피엔딩’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한 번 더 해피엔딩’이 3위로 떨어졌지만 희망이 없지만은 않다.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가 보여준 30대 여자들의 우정과 현실을 담은 로맨스가 공감을 주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종영할 때까지 시청률 1위를 탈환할 수는 없을 것으로 점쳐지지만 지금껏 보여준 저력으로 마지막까지 전진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번 더 해피엔딩’은 걸그룹 멤버들의 해체 후 삶과 30대 남녀의 연애와 사랑을 이야기한다. 사실 로맨스 드라마는 현실에서 볼 수 없는 남녀 주인공의 면모로 단순한 재미로 보기 쉬운데, 이 드라마는 리얼리티를 높인 설정과 인물 간의 대사로 진정성을 높이고 있다.
한미모(장나라)는 한 번의 결혼 실패 후 재혼 전문 업체 CEO가 됐고 호감을 갖게 된 돌싱남 구해준(권율)과 연인 관계가 됐다. 하지만 곁에서 자신을 지켜준 초등학교 동창 송수혁(정경호 분)에게 마음을 빼앗겼다. 이 과정을 받아들인 미모의 자세가 시청자들의 이해를 높여야하는데, 그녀는 “왜 하필 너냐, 키다리 아저씨냐. 제발 좀 나타나지 말라”는 말로 받아들일 수 없음을 드러내다가 자석처럼 끌리는 수혁에게 다가가게 됐다.
지난 24일 방송된 11회분에서는 미모가 해준과 헤어지고 수혁과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눈앞에 두고도 아무렇지는 않을 수 없는 법. 수혁이 다시 돌아왔고 이제는 미모에게 자연스럽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과거 그랬던 것처럼 수혁이 넘어질 뻔한 미모를 감싸 안았고 그렇게 두 사람의 사랑이 시작될 것을 예고했다.
‘한 번 더 해피엔딩’이 매력적인 건 배우들의 연기력 덕분이다. 세월이 지나도 앳된 외모를 가진 장나라를 비롯해 여심을 흔드는 권율, 대차게 망가진 정경호의 코믹 연기가 눈길을 끈다. 세 사람은 작정한 듯 달려들어 시청자들의 입꼬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극중 장나라가 정경호를 선택한 만큼 남은 전개에는 두 사람의 현실적인 로맨스가 한층 강화되기를 기대해본다./ purplish@osen.co.kr
[사진] ‘한 번 더 해피엔딩’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