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남동생' 유승호가 이제는 어엿한 성인이 되어 지상파 첫 주연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이하 '리멤버')에서 유승호는 절대 기억력을 가진 천재 고등학생부터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변호사까지, 스펙트럼 넓은 연기를 보여주며 방송 내내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억울하게 사형수로 몰려 수감이 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서진우는 참 많이도 울었는데, 이 때문에 유승호 역시 눈물 마를 날이 없었다. 끝없는 통곡 소리와 뚝뚝 떨어지는 닭똥같은 눈물은 서진우가 느낄 참담함을 안방극장에 고스란히 전달했다. 유승호가 웃으면 같이 웃고, 유승호가 울면 같이 우는 시청자들이 늘어갈수록 시청률 역시 수직 상승, 결국 마의 20%를 넘어섰다. 윤현호 작가를 비롯한 제작 관계자들은 이 모든 것이 유승호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입이 닳도록 칭찬을 했다.
- 서진우는 정말 굉장히, 불쌍한 캐릭터였다.
"유승호를 제가 너무 많이 울려서 죄송하다. 유승호가 감정 연기를 정말 잘한다. 감정 이입이 저절로 됐다. 연기를 너무 잘해서 더 (불쌍하게) 쓰게 되더라.(웃음)"
- 서진우가 아버지 서재혁처럼 죽을 수도 있을 거라 예상되기도 했다. 그런데 결말이 그렇게 비극적이진 않았다.
"원래는 20부작이 아니라 16부작으로 기획을 했었는데, 그 때는 진우가 죽는 결말이었다. 진우가 얻은 기억들이 모두에게 전파가 되어 다른 사람들도 변화와 성장을 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결말이 바뀌게 되었다. 그리고 일단은 시청자 분들이 그런 결말을 원치 않을 것 같았다.(웃음)"
- 처음부터 유승호 캐스팅을 염두에 두고 캐릭터를 쓴 건 아닌지.
"사실 걱정이 많았다. 아버지를 구해달라고 하는 고등학생과 자신이 직접 변호사가 되어 나이 많은 변호사들과 싸늘한 법정에서 겨뤄야 하는 것, 이 두 가지를 연기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생각해봤을 때 유승호 아닌 대안은 생각나지 않았다. 이야기를 쓸 때부터 유승호를 생각하면서 쓸 수밖에 없었다. 다른 좋은 분들도 많긴 하지만, 저는 일단 유승호를 생각하면서 글을 썼고, 제작사와 감독님의 노력으로 캐스팅이 이뤄졌다."
- 작가로서 보는 유승호의 연기는 어땠나.
"유승호가 보여준 법정신 연기는 정말 최고였다. 눈물 연기는 두말할 나위 없었고, 전광렬과 같이 있을 때의 케미는 글을 쓰면서 생각했던 것 몇 배 이상이었다. 각자 다르게 살아온 두 배우를 에피소드를 통해 부자지간이라고 시청자들을 설득해야 하는데, 작가가 애써 설득하지 않아도 처음부터 같이 살아왔던 아버지와 아들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여지더라. 작가로서 굉장히 뿌듯했다."
- 아버지가 죽던 10회는 정말 눈물이 많이 나는 회차였던 것 같다. 유승호 역시 이 드라마에서 정말 많이 울어서 굉장히 감정적으로 힘들었을 것 같다.
"유승호도 감정 연기할 때 굉장히 힘들어했다. 법정에서는 변호사가 되어 아버지의 무죄를 증명해야 하고, 아버지 앞에서는 펑펑 울어야 하다 보니 감정적으로 왔다갔다 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힘들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연기를 정말 너무나 잘해줬다. 유승호가 없었다면 이렇게 높은 시청률이 나오지 못했을 것 같다. 시청자들도 유승호에게 감정 이입을 많이 하셨던 것 같다." /parkjy@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