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순정’(감독 이은희)에는 첫사랑도 있지만, 친구들과의 우정도 있다. 배우 도경수와 김소현이 그리는 풋풋한 감정만큼이나 연준석, 이다윗, 주다영과 함께 하는 고흥 오총사의 끈끈한 우정이 영화의 재미를 살리고 있는 것.
‘순정’은 라디오 생방송 도중 DJ에게 도착한 23년 전 과거에서 온 편지를 통해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애틋한 첫사랑과 다섯 친구들의 우정을 담은 감성드라마. 여기서 도경수, 김소현, 연준석, 이다윗, 주다영은 고흥 오총사로 분했다.
이름에서부터 친근함이 물씬 느껴지는 범실(도경수 분), 수옥(김소현 분), 산돌(연준석 분), 개덕(이다윗 분), 길자(주다영 분) 고흥 오총사는 늘 몰려다니며 순수한 우정을 표현한다. 특히 이들의 우정이 빛나는 장면은 다리를 저는 수옥을 위해 나설 때다. 수옥은 쉽게 섬 밖을 나가지 못하는데 몰래 배를 훔쳐 수옥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또한 노래자랑에 나간 수옥이 ‘보라빛 향기’를 부르자 범실, 산돌, 개덕, 길자는 모두 무대로 뛰어들어 함께 막춤을 췄다. 오총사의 코믹한 막춤 향연은 그들의 끈끈한 우정이 느껴져 더욱 관객들을 미소 짓게 한다.
실제로 배우들은 또래이면서 순수한 우정을 나눌 나이대인 터라 촬영현장에서도 영화 속 오총사처럼 특별한 추억을 쌓았다. 지난해 뜨거운 여름을 함께 보내며 돈독한 사이로 발전했다고. 인터넷이나 전화가 잘 되지 않는 것은 물론 식당이나 슈퍼조차 찾아볼 수 없었던 섬에서의 촬영 당시 다섯 배우들은 인생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쌓아나갔다는 후문이다.
태풍 때문에 밥차가 날아간 것조차 모두 추억이 됐다. 대신 방 안에 옹기조기 모여 앉아 비상식량이었던 라면으로 일명 뽀글이(봉지라면)도 만들어 먹었다고.
이와 관련해 도경수는 “친구들과 즐겁게 놀면서 촬영했던 것 같다”며 “태풍이 몇 번 왔을 때 밥차가 아예 날아가고 아수라장이 됐다. 마을회관 안에 급식처럼 배식 받아서 먹고 그랬다. 태풍 때문에 촬영 못 하는 날에는 남자 배우분들이랑 숙소 같이 썼는데 그때 정말 기뻤다. 얘기도 많이 나누고 성인이니까 술도 많이 마셨다”고 회상할 정도.
이처럼 첫사랑의 아련한 향수만큼이나 돈독했던 고흥 오총사의 우정이 영화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며,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 besodam@osen.co.kr
[사진] '순정'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