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가맨’을 보고 있으면 어느샌가 나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나만의 슈가맨’이 떠오른다. 인기가 있었든 주목받지 못하고 사라졌든 간에 누구나 자신의 과거에서 어떤 특정한 기억을 톡 건드리는 노래나 가수가 있기 마련이다.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은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가수들을 매주 소환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오랜만에 만나는 ‘슈가맨’들의 등장을 크게 반가워하고 다시 만난 이들의 노래가 음원차트에서 역주행하기도 한다. 이는 시청자들이 그만큼 ‘슈가맨’들을 그리워했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한다.
노이즈부터 량현량하, 페이지, 리즈, 파파야, 김돈규, 고인이 된 고(故) 서지원은 물론 최근에는 배우로 더 친숙한 차태현과 강성연 등이 출연해 크게 화제가 됐다. 이처럼 시청자들이 보고 싶은 ‘슈가맨’들을 만날 수 있었던 데는 그야말로 제작진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 이제 ‘슈가맨’이 방송된 지 4개월 정도가 됐는데 자체평가를 해보자면?
▲ ‘슈가맨’은 편곡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한 달 이상은 앞서 가야 한다. 파일럿하고 난 후 정규로 방송됐을 때 우려했던 것보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아서 MC들이나 제작진 모두 보람 있어 한다. ‘슈가맨’들에 대한 관심, 그리고 워낙에 반가워해 주고 제보도 많이 해주는 걸 보면 보람 있다.
- 기억에 남는 ‘슈가맨’이 있다면?
▲ ‘지니’를 부른 하이디가 기억에 남는다. 하이디가 직접 제작진에게 자신이 ‘슈가맨’이라고 메일을 보냈고 방송에서도 말했듯이 ‘슈가맨’이 없어질까 봐 노심초사했다고 했다. 너무나 자신의 노래를 부르고 싶었고 몇 번 리메이크했는데 집이 포항이라 자신을 안 불렀나라고 솔직히 말씀을 했는데 너무 기억에 남는다.
- 윤현준 CP만의 ‘슈가맨’은 누구인지?
▲ 김희애, 장혁, 장나라를 꼭 모시고 싶다. 이들이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분들이 어떻게 보면 노래로 화제가 됐고 그들이 노래하는 모습을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고 듣고 싶어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근 차태현, 강성연도 마찬가지로 시청자들이 반가워했다. 방송하는 게 시청자들을 위한 거니까. 이분들이 나오실지 모르겠지만 ‘슈가맨’으로 나와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 아무래도 ‘슈가맨’을 찾고 편곡을 하고 무대를 준비해야 하는 등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는 방송이라 준비과정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 분업이 돼 있어서 과정이 힘들지는 않다. ‘슈가맨’이 결정되면 누가 노래를 하면 좋을지 쇼맨을 정하고 쇼맨이 결정되면 프로듀서를 정한다. 또 프로듀서와 의논해서 쇼맨을 정하기도 한다. 쇼맨이 결정되면 편곡을 하고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면 된다.
하지만 ‘슈가맨’들 중에 노래를 한동안 안 해서 목상태가 좋지 않아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다. AR를 할 때나 춤을 출 때나 있는데 대표적으로 김돈규는 목 상태가 안 좋은데도 노래를 해줬다. 시청자들이 ‘왜 그러지?’라고 생각했겠지만 노래 잘하는 분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분도 이었고 그런 점을 감안하고 들으시면 될 것 같다. 목상태가 안 좋아서 노래를 그만둔 분이 있어 예전과 같은 실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 역주행송보다 원곡이 더 낫다는 반응이 많은데?
▲ 역주행송에 대한 가장 큰 이슈는 원곡보다 역주행송이 못하다고 하는데 그건 당연하다. 원곡이 익숙하기 때문에 그런 거다. 역주행송이 원곡보다 꼭 좋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역주행송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기도 한 거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는 거다. ‘슈가맨’의 노래를 처음 듣는 10대들은 역주행송을 선택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역주행송을 만드는 거다. 원곡보다 더 좋은 노래를 바꾸려는 게 아니다. 그런 오해를 안했으면 좋겠다. 원곡을 좋아하는 사람은 원곡을 들으면 되고 역주행송을 좋아하는 사람은 역주행송을 들으면 된다. 왜 노래를 망쳐놓느냐고 할 필요가 없고 취향의 차이이기 때문에 서로 존중해줬으면 좋겠다.
- ‘슈가맨’과 ‘슈가맨’의 노래를 모르는 10대가 세대별 방청객으로 함께 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일부 시청자들이 있는데?
▲ 일부 시청자들이 ‘슈가맨’의 노래를 모르는 10대 방청객이 있는 이유를 묻는다. 그건 프로그램의 취지는 모르는 반응이다. ‘슈가맨’은 공감을 확대하는 게 기획의도이기 때문에 모든 방청객이 노래를 알면 의미가 없다. ‘슈가맨’의 노래를 모르면 모르는 대로 알면 아는 대로 즐기면 된다. ‘슈가맨’의 노래를 10대는 모르지만 노래를 듣고 솔직하게 ‘좋다’, ‘나쁘다’를 얘기하고 역주행송을 듣고 ‘괜찮네’라고 생각할 수 있는 거다. 노래를 모르는 분들이 있는 게 ‘슈가맨’의 존재 이유다. 매번 ‘100불’이 나오면 ‘슈가맨’이 노래할 이유가 없다. 공감을 확대하려면 작은 공감에서 출발해야 하는 거다. /kangsj@osen.co.kr
[사진]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