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남과 여'(감독 이윤기)가 멜로의 불모지가 된 국내 영화계에 단비같은 존재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더불어 배우 공유의 변신도 주목할 만 하다.
'남과 여'는 눈 덮인 핀란드에서 만나 뜨거운 끌림에 빠져드는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를 그리는 전도연과 공유의 정통 멜로물.
멜로 영화의 상업성 평가가 낮아 많이 제작되지 않는 것이 현 국내 영화계 현실. '남과 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란 말을 쓸 만 하다. 실제로 감독과 배우들이 일종의 사명감을 갖고 영화에 임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호불호가 갈릴지언정 가슴 설레는 끌림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좋은 자극제가 될 만 하다.
'남과 여'에서 크게 주목할 만 한 부분은 핀란드의 이국적인 배경과 배우의 변신.
'남과 여'의 아름다운 영상미는 인물들의 감정선이 강조되는 ‘투샷’ 기법과 밝기의 콘트라스트를 이용하여 관객들이 인물들의 감정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배치한 조명을 통해서 탄생됐다.
또한, 한국영화에서 많이 쓰지 않는 ‘아나모픽 렌즈’(카메라에서 실제 영상을 좁혀 찍고, 영사기에서 영상의 사이즈를 다시 넓혀주는 렌즈)를 도입해 공간과 인물들의 감정을 일체화 시키고, 장면, 장면 마다 가지고 있는 멜로적인 분위기를 고조시켜 깊고 진한 감성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설멍.
실제로 핀란드의 하얀 설원, 아름다운 영상미는 영화의 주인공처럼 등장해 관객들의 감정 이입을 돕는다.
이와 더불어 이 영화에서 돋보이는 것은 공유의 변신이다. 멜로의 여왕 전도연의 섬세한 감정 연기는 이미 충분히 기대하는 바, 이런 전도연의 상대역으로 분하는 공유의 연기가 궁금증을 자아냈다. 영화 '도가니'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배우의 멋을 보여주기 시작한 공유는 한층 더 깊고 진한 사랑의 감정을 그려내며 확장된 배우의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로 "전도연의 멜로 연기는 두말할 것도 없고 공유 역시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것 같아서 좋다"라는 반응이 많다. 깊고 진한 감성의 클래스를 보고 싶은 관객들이라면 선택할 만 하다. 26일 개봉. / nyc@osen.co.kr
[사진] '남과 여'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