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귀향’(감독 조정래)이 그야말로 기적을 일으키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간신히 제작비를 마련했던 터라 개봉 자체만으로도 기적이었다. 그런 ‘귀향’이 이틀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영화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귀향’은 1943년 벌어진 위안부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위안부 문제를 다루면서도 너무 아프지 않게, 아름다운 영화로 만들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비를 마련했던 ‘귀향’은 국민의 성원으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정성의 힘이 통한 것일까. 관객들이 나서서 ‘꼭 봐야 할 영화’라며 스스로 마케팅을 하는 등 열풍을 일으켰고, 적은 스크린수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예매율을 기록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개봉 이틀 전이었던 지난 22일에는 실시간 예매율 19.9%(오전 7시 30분 기준)로 ‘데드풀’을 제치고 1위에 오른 것.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320개에 달하는 상영관이지만 실스크린수는 이에도 미치지 못했던 ‘귀향’은 개봉 날인 24일 512개로 확대 상영되는 등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상영관 확대를 위한 관객들의 뜨거운 요청이 있었던 것. 그리고 마침내 개봉 이틀째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키며 누적 관객수 29만 4,831명을 기록했다.
동시에 ‘귀향’의 기적은 사회적 이슈와도 맞물린 부분이 있다. 한일 위안부 협상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이를 소재로 한 ‘귀향’에 자연스레 눈길이 향한 것. 이에 관객들의 '필람 무비' 움직임이 더욱 힘을 얻었다.
이를 종합해 보면 ‘귀향’은 지난 2012년 개봉했던 ‘부러진 화살’(감독 정지영)을 떠올리게 한다. ‘부러진 화살’은 자신에게 패소 판결한 담당 재판장을 찾아가 석궁을 쐈던 김명호 교수의 ‘석궁 테러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 실화를 통해 사법부를 신랄하게 비판하며 관객들의 속을 시원하게 긁어줬다.
당시 저예산 영화라는 핸디캡, 적은 스크린수, 설 연휴용 영화들이 대거 개봉한 상황에서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다룬 이 영화가 흥행하기란 쉽지 않아보였다. 그러나 실화가 주는 진정성에 공감을 표하고 함께 분노한 관객들로 하여금 입소문이 퍼지면서 누적관객수 345만 9,780명(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을 기록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이처럼 제2의 ‘부러진 화살’로 떠오르는 ‘귀향’의 기적이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 besodam@osen.co.kr
[사진] '귀향'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