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마지막 미제사건만을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거대하다. 앞서 해결한 미제사건들처럼 열심히 수사하면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대도사건도 해결했는데 인주 여고생 사건을 해결 못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생각보다 인주 여고생 사건은 파고들수록 복잡하고 위험했다.
지난 26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시그널’(극본 김은희, 연출 김원석) 11회분에서는 해영(이제훈 분)과 재한(조진웅 분)이 마지막 사건인 인주 여고생 사건 수사를 시작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앞서 해영과 재한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무전을 하게 된 건 인주 여고생 사건과 연관이 있다는 내용이 잠깐 그려졌던 바 있다. 재한이 인주 여고생 사건 수사에 참여했었던 것. 이 사건이 두 사람의 연결고리였다. 인주 여고생 사건으로 해영의 형 선우가 자살, 해영은 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어 했다.
하지만 마지막 사건인 인주 여고생 사건을 앞두고 국회의원 장영철(손현주 분)이 다시 등장했다. 범주(장현성 분)은 장영철 앞에서 쩔쩔 맸고 장영철이 “경찰은 무슨 일이 있어도 흔들려서는 안된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수사해야 한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라고 무겁게 얘기한 후 범주가 특수수사팀을 꾸려 인주시로 향한 걸 보니 인주 여고생 사건이 범인만 잡아서 해결되는 사건이 아니라는 걸 짐작케 했다.
인주 여고생 사건은 1999년 한 여고생이 집단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었다. 그리고 이 사건은 재한의 쪽지에 적혀있던 마지막 사건이었다. 해영은 형의 자살과 관련된 사건인 만큼 재한에게 “인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진실을 말해 달라. 내게는 정말 중요한 일이다”고 부탁했다.
여고생 집단 성폭행의 가해자는 인주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8명의 남학생들이었다. 하지만 인주 경찰서에서 재한이 본 가해자들의 부모는 평범하지 않았다. 딱 봐도 상류층으로 보였다. 그리고 가해자들의 부모는 피해 여학생의 태도를 탓하며 자신의 아들이 잘못이 없다고 형사들에게 소리쳤다.
그리고 치수(정해균 분)가 범주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해영에게 전화해 “인주 사건에 왜 매달리는지 안다. 형이 죽은 거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 사건 생각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진실을 안다면 형처럼 위험해질 거다”며 경고하고 자신이 사건을 조작했다고 고백했다. 그 후 치수는 해영을 만나기로 했지만 치수는 인주대 병원 앞에서 크게 다친 채로 발견됐다.
스토리 전개를 봤을 때 인주 여고생 사건이 그간의 미제사건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 알 수 있다. 장영철이 다시 등장했다는 점, 인주시에서 일어난 사건인데 범주가 특수수사팀까지 꾸려 내려갔다는 점, 치수가 범주에게 사직서를 낸 후 해영을 만나기 전에 크게 다친 점 등 수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시그널’은 종영까지 5회가 남았지만 재한의 쪽지에 적힌 마지막 사건을 다루고 있다. 해영과 해영의 형의 죽음, 재한의 실종까지 관련된 만큼 5회에 걸친 긴 여정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복잡한 사건이지만 해영과 재한이 지금까지 서로 무전하며 미제사건을 해결해 왔듯이 이번 인주 여고생 사건으로 시청자들에게 ‘사이다’를 전할 수 있길 기대한다. /kangsj@osen.co.kr
[사진] tvN ‘시그널’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