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귀향'(감독 조정래)이 흥행 질주 중이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간신히 제작비를 마련했던 터라 개봉 자체만으로도 기적이었는데 3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가고 있는 것.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귀향'은 지난 26일 하루동안 전국 16만 4,924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정상의 자리를 이어갔다. 누적관객수는 46만 123명. 2위 '데드풀', 3위 '주토피아'보다 스크린수는 적지만 관객몰이는 더 컸다.
320개에 달하는 상영관으로 시작했던 ‘귀향’은 개봉 날인 24일 512개로 확대 상영되는 등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상영관 확대를 위한 관객들의 뜨거운 요청이 있었던 것.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비를 마련, 관객들이 나서서 마케팅을 하는 영화라는 평 속에 개봉 전부터 적은 스크린수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예매율을 기록, 그 행보에 비상한 관심을 모은 바다.
‘귀향’은 1943년 벌어진 위안부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위안부 문제를 다루면서도 너무 아프지 않게, 아름다운 영화로 만들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귀향’의 기적은 사회적 이슈와도 맞물린 부분이 있다. 한일 위안부 협상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이를 소재로 한 ‘귀향’에 자연스레 눈길이 향한 것. 이에 관객들의 '필람 무비' 움직임이 더욱 힘을 얻었다.
‘귀향’은 지난 2012년 개봉했던 ‘부러진 화살’(감독 정지영)을 떠올리게 한다. ‘부러진 화살’은 자신에게 패소 판결한 담당 재판장을 찾아가 석궁을 쐈던 김명호 교수의 ‘석궁 테러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 실화를 통해 사법부를 신랄하게 비판하며 관객들의 속을 시원하게 긁어줬다.
당시 저예산 영화라는 핸디캡, 적은 스크린수, 설 연휴용 영화들이 대거 개봉한 상황에서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다룬 이 영화가 흥행하기란 쉽지 않아보였다. 그러나 실화가 주는 진정성에 공감을 표하고 함께 분노한 관객들로 하여금 입소문이 퍼지면서 누적관객수 345만 9,780명(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을 기록하는 이변이 일어났던 바다. '귀향'의 승승장구는 어딘지모르게 뭉클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 nyc@osen.co.kr
[사진] '귀향'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