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등의 반란이다.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던 ‘프로듀스 101’의 강시라가 ‘포텐’(잠재력)을 터트렸다. 보컬 포지션 평가에서 부동의 1위 김세정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 하위권이라 곡 선택에 있어서 불리한 점이 많았음에도 노력으로 치고 올라왔다. 보컬 다크호스였음을 그동안 몰라봐서 미안할 정도다.
케이블채널 엠넷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은 국내 46개 기획사에서 모인 101명의 여자 연습생들이 참가한 초대형 프로젝트로 ‘제작하다’라는 뜻의 ‘프로듀스’와 ‘입문’이라는 뜻의 ‘101’을 결합, 아이돌 입문반인 연습생 101명을 대상으로 유닛 걸그룹을 만들어간다는 의미를 담았다.
지금까지 61명이 생존했고, 다음에는 이 중 26명이 탈락하게 된다. 35등 안에 들기 위한 ‘포지션 평가’ 싸움이 시작된 것.
지난 26일 방송된 6회분에서는 보컬 포지션 평가가 그려졌다. 연습생들은 보컬, 춤, 랩 세 가지 분야 중 한 가지를 선택하고 다음 주어진 미션곡을 선택할 수 있었다. 기회는 지난 평가의 1위 김세정부터 순서대로 주어졌다. 그러다 보니 하위권에 갈수록 불리한 것이 사실이었다. 잘 알려진 곡이 있는 반면 연습생들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곡이 있었기 때문.
이때 59등을 차지했던 강시라는 모르는 노래였던 존박 허각의 ‘마이 베스트’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음 하나 잡기도 어려워 고전을 면치 못했던 강시라의 팀(강시라, 황인선, 박세희, 성혜민, 김연경)은 실전 무대에서는 포텐을 터트리며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강시라는 센터이자 메인보컬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사이다처럼 시원한 고음을 터트리며 연습생들의 환호와 트레이너들의 칭찬을 받았다. 현장 투표 결과에서 그는 무려 337표를 얻으며 유연정(317표)을 제치고 보컬 포지션 2위 타이틀을 따냈다.
‘프로듀스 101’이 주는 재미는 바로 이런 것에 있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연습생을 발견하는 재미, 또 하위권에서 상위권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느끼는 뿌듯함 말이다. 여기서 느끼는 희망적 메시지는 ‘프로듀스 101’의 순기능 중 하나다.
이처럼 이번 보컬 포지션 평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톡톡히 보여준 강시라가 2차 투표에서 국민 프로듀서들의 지지를 얻으며 종합 35등 안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besodam@osen.co.kr
[사진] '프로듀스 101'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