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생들은 아이돌이 돼가고, 시청자들은 프로듀서가 돼간다. Mnet ‘프로듀스 101’은 걸그룹 데뷔를 목표로 하는 연습생들을 모아놓고 경쟁을 붙였다. 주목할 만 한 점은 선택을 대중의 몫으로 돌렸다는 것. 등급을 나누는 이들이 존재하지만 이들은 사실상 조력자에 가깝다.
방송 회차가 거듭될수록 시청자들의 보는 눈은 더욱 예리해지고 있다. 어떤 연습생이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얼마만큼의 활약을 하는지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 앞서 30여명의 연습생이 방출되고, 인원이 감축되면서 집중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6일 방송에서는 보컬, 댄스, 랩 부분을 세부적으로 나눠 배틀을 진행했고, 각 포지션의 멤버들이 갖춰야할 것들을 되짚어 보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국민 프로듀서 한발 더 성장했다. 첫 회부터 프로그램을 꾸준히 시청한 시청자라면 걸그룹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구성 형태, 팬들이 유입되는 과정부터 성장 포인트까지 짚어볼 수 있을 정도의 전문가가 됐을 법하다.
연습생들의 성장이야 말할 것도 없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많은 연습생들이 눈물 쏙 빼는 경쟁 속에서 발전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Mnet ‘엠카운트다운’ 무대를 통해 음악방송도 출연했고, 중간 그룹 미션에서는 팬들 앞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데뷔 전에 맛보는 귀한 경험들은 이들을 더욱 열심히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어떤 유형의 걸그룹 멤버가 사랑받는지, 어떤 포인트에 대중이 열광하는지를 몸소 경험했다는 것 역시 값지다. 선택을 대중의 몫으로 돌렸기에 결과는 시청자들의 취향을 그대로 반영한다. 이들의 투표만으로 순위가 결정되는 덕에 어떤 스타일의 연습생이 대중의 지지를 받는 지 알 수 있고, 이에 현시대 대중이 원하는 걸그룹상을 살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물론 제작진의 편집과 방송에 등장하는 분량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이 조차도 오늘날 걸그룹들이 처한 상황과 동일하다. 모두에게 균등한 기회가 돌아가지 않는 현실이지 않은가. 운과 미디어의 영향도 크게 받는다는 것도 깨달았을 것이다.
이에 출연료가 0원이고, 갖은 고생을 다 하며 일부 연습생들에게 방송분량을 싹 다 뺏겨도 조금은 덜 억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대한 많이 노출이 되고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는 게 중요한 것이 걸그룹이고, 이를 목표로 하는 것이 연습생들이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동반 성장’이다. 내가 응원하는 멤버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그를 지원하고 응원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재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함께 감격하고, 함께 기뻐하고 또 눈물 흘릴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인데, 이는 팬심을 넘은 ‘덕질’을 유발하는 기가 막힌 장치인 셈이다.
방송 회차가 누적되고 연습생들의 수가 줄어들수록 이 같은 재미는 증폭될 전망이다./joonamana@osen.co.kr